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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차원”“정치적 복선” 논란/한 회장 구속 정관가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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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차원”“정치적 복선” 논란/한 회장 구속 정관가 반응

입력
1994.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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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일각 “표적수사”에 정부선 일축 청와대는 한호선농협중앙회장 구속에 대해 비자금조성과 개인유용등 그의 비리에 대한 제보와 진정이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수사를 통해 이를 확인한 결과라고 밝히고 있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한회장 구속이 농협조직의 구조적 비리에 대한 농민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농협개혁이라는 말을 했다. 농촌발전을 위해서는 농협개혁이 필수적이고 농협개혁을 위해서는 농민을 위한 조직의 책임자로서 직분을 다하지 않고 오히려 비리를 저지른 한회장 처벌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또 한회장이 첫 직선회장으로서 배타적 힘을 발휘해온 것이 농협구조개편등 새정부의 개혁추진에 장애로 작용해왔다는 불만도 있는것 같다.

 청와대는 따라서 한회장이 UR협상때 농민단체대표들과 제네바에 가 쌀시장개방반대시위를 해 정부입장을 어렵게 한데 대해「괘씸죄」를 적용한게 아니냐는 일부의 해석을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마찬가지로 UR 국회비준을 앞두고 정치적 의도가 개재돼 있을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도대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김영삼대통령도 얼마전부터 한회장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보고를 받고 수긍했다는 후문이다. 김대통령이 최근 지방순시때 『농협은 이제 명실상부하게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탈바꿈돼야 한다』고 강조한것도 그 예고였다고 할 수 있다.

 ○…한회장의 갑작스런 구속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수사배경을 탐문하고 있다.

 민자당은 「농협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뿌리뽑기 위한 개혁조치」라는 사정당국의 설명을 수용하면서도 한회장이 현정부의 신농정정책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왔다는 점으로 미루어 혹시 감춰진 이유가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민자당은 이와함께 강력한 UR비준반대입장을 갖고있는 야당이 역시 정부의 UR대책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해온 한회장의 구속을 두고 「표적수사」등을 거론하며 정치문제화하고 나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입장을 아직 정하지는 못했지만 한회장이 새정부출범이전부터 구여권인사들과 인연을 맺어오며 현집권층과 비교적 소원하게 지내온 점을 들어 「괘씸죄」에 걸려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게 사실이다. 특히 한회장이 지난해 가을 UR문제가 본격화된 이후 가장 강경한 쌀수입개방반대입장을 밝혀온 것도 한 이유가 됐을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오는 7, 8월께로 예상되고 있는 국회UR비준에 대비, 사전에 외곽의 「장애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도 일각에 깔려 있다. 그러나 한회장이 엄연히 비리로 구속됐기 때문에 당장 정치쟁점화하는 즉각적인 대응 대신 사건의 추이에 따라 수위를 정하려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농림수산부는 한회장이 직선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신농정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온데다 공룡처럼 비대해진 농협조직을 배경으로 독주하는듯한 자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올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반응이다. 농림수산부의 관계자는 UR이후 우리농업과 농촌을 위해 농협조직의 일대 수술은 필수적이고 한회장의 퇴진은 어떤 형태로라도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농림수산부는 또 민선 회장이후 농협등 생산자단체에 대한 정부의 조정권과 감독권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점을 인정하고 이들 단체의 조직개편등을 과감히 추진할 움직임이다.【박영기·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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