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 첫 선… 중동특수이후 명맥끊겨/최근 노래방·편의점서 인기… 속속 재생산 (주)동양맥주가 「맥주맛 음료」를 내놓은데 이어 다른 주류업체들도 비슷한 종류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할 전망이다.
맥주맛 음료는 보리발효주 특유의 맛과 향을 내면서 알코올농도를 기존 맥주의 4∼5%보다 현저히 낮은 1%이하로 만든 제품이다. 서구에서는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술마시는 기분을 내려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같은 음료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생산된 것은 건설회사들이 중동시장에 적극 진출하던 80년대였다. (주)동양맥주가 80년대 초반부터, (주)조선맥주가 80년대 중반부터 사회관습상 술을 마실 수 없는 중동지역의 우리 근로자들에게 이같은 음료를 만들어 판매했다. 그러나 80년대말 건설근로자들이 대거 철수하면서 생산은 중단됐다.
이 음료가 부활하게된 것은 노래방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부터이다. 당국이 노래방에서 음주를 할 수 없도록 규제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마실 수 있는 술 대용품으로 크라우스 텔러등 미일의 음료업체에서 생산·수입된 맥주맛 음료가 인기를 얻게됐다. 이후 레포츠용 접대용등으로도 수요가 늘어 92년 한해동안만 24캔짜리로 모두 2백40여만상자 수입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수요증가에 힘입어 (주)동양맥주는 지난해 9월 알코올농도 0.7%의 저알코올성 맥주맛 음료 「OB사운드」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3백50㎖ 캔 하나의 출고가격이 4백20원으로 수입품보다 40∼50원 싸 매출이 급격히 늘어났다.
출하 첫달에 24캔짜리로 3만여상자에 불과했던 월매출은 11월에 10만상자를 돌파한데 이어 주류성수기인 12월에는 20만상자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올들어서도 월 12만여상자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물량은 월평균 20만상자에서 8만상자로 줄어들었다.
이 제품이 잘 팔려나가자 경쟁사들도 생산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새로 맥주시장에 뛰어든 진로쿠어스맥주(주)의 경우 충북 청원군의 공장이 증설되는대로 알코올농도 1%정도의 맥주맛 음료를 생산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주)조선맥주도 지난해 9월부터 이 분야의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검토작업 결과에 따라 올해중 생산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동양그룹 「OB사운드」담당자 이계하과장(38)은 『처음에는 주로 노래방에서 많이 팔렸으나 올들어서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대학가 편의점의 판매고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라며 『조만간 복수업체의 경쟁체제가 될 것으로 보고 사이즈와 맛을 다양화 하는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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