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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세균성 질염」 급증/세정제 지나친 사용… 균에 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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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세균성 질염」 급증/세정제 지나친 사용… 균에 무력

입력
1994.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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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난관염 등 합병증 유발위험 세균성질염으로 고생하는  여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산부인과 권위자들은 최근 여성 질염의 3분의 1이상이 세균성질염때문인 것으로 보고하며 이에 대한 증세·진단·정의등 관련연구 논문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그동안 질염은「트리코모나스」원충이나 「캔디다」곰팡이균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한양대 박문일박사는 『최근 들어선  세균성질염이 원충이나 곰팡이균에 의한 질염보다도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적어도 여성 질염의 3분의 1이상이 「세균성」때문이다』고 말했다.

 세균성질염은 말 그대로 박테리아에 의한 질의 감염.

 여성 질내에는 정상인 상태에서도 많은 박테리아가 존재한다. 그러나 세균성 질염 상태에선 박테리아 수가 정상 질내 세균수의 약 1백∼1천배로 증가한다.

 박박사는『일반적으로 세균감염은 인공유산이나 출산 뒤처리를 깨끗이 하지 못한 여성에게 생긴다고 생각해 왔으나 최근 들어선 오히려 세정제나 세정기(비데)등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여성들에게서도 세균성 질염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질내는 어느정도 산성도(PH4.4이하)를 유지해야 세균과의 싸움을 벌이는데 청결만을 강조, 너무 무분별하게 세정제를 쓸 경우 산성도의 밸런스를 잃어버리고 외부 침입균에 무력화된다는 것이다.

  세균성질염의 주요 증상은 질 분비물, 즉 냉의 증가다. 환자의 속옷을 적실 정도로 냉이 증가하는데 냉에서는 독특한 냄새가 난다. 의사들의 진단항목중엔 「남편과의 성관계 후 생선냄새가 나서 당황한 적이 없는가」라는 문진항목이 들어 있다.

 박박사는 『환자는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에 더욱 심하게 생선 냄새를 느낄 수 있으며 그 이유는 정액내에 포함되어 있는 알칼리성 물질이 세균을 더욱 자극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냉의 색깔은 백색이나 회백색이고 질의 가려움증은 대부분 경미하다. 남편에게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서경박사는 『세균성질염은 조산, 요로감염, 난관염, 자궁내막염등의 합병증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질병이다』고 밝혔다. 세균성질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분비하는 물질에 의해 자궁수축을 일으켜 조산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조산된 저체중아기는 정신박약·뇌성마비를 일으킬 확률이 정상체중아보다 20배는 높다.

 이외에도 자궁을 떼낸 환자가 세균성질염을 갖고 있을 경우 수술후 감염을 일으킬 확률이 정상인보다 3배나 높은것으로 밝혀졌다.

 박박사는 『1주일정도 항생제를 쓰면 90%이상은 좋은 효과를 볼수 있으므로 합병증이 생기기 전 서둘러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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