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로비스트로 변신…“부활은 부당”태도돌변/무역대표시절 최다 발동기록… 통상압력 악역 『닫힌 시장을 열어온 「특급칼날」의 반란』
미통상관계자들은 최근 칼라 힐스 전미무역대표의 행적에 대해 이렇게 평하고 있다. 부시행정부때 미대외통상압력의 선봉장 역할을 해온 힐스가 요즘은 슈퍼 301조의 부활등 클린턴의 통상정책에 대해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나오기 때문이다.
그가 특히 슈퍼 301조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것은 퇴임직후인 지난해 초부터. 그는 지난해 5월 미자동차수입상들의 모임에서 『클린턴행정부의 통상정책은 관세무역일반협정(가트) 에 대한 일관성을 잃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교역상대국들의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공정 거래국에 대한 보복을 규정한 슈퍼 301조는 사실 힐스전대표의 분신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슈퍼 301조는 힐스의 재임동안 가장 많이 발동됐다.
이렇듯 강경했던 힐스가 슈퍼 301조등에 반대하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그중 하나는 그가 퇴임후 슈퍼 301조로 피해를 본 미기업 및 경제단체들의 로비이스트로 변모한 까닭이다.
미반도체업계의 경우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같은 메모리칩 생산업체는 슈퍼 301조 부활에 대해 찬성하지만 IBM이나 애플사등 컴퓨터 하드웨어 제작사들은 시큰둥한 입장이다. 슈퍼 301조가 값싼 외국산 반도체 수입을 막아 생산단가가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들은 재임중 의회를 성공적으로 「장악」했던 힐스를 고용, 슈퍼 301조등 보복성 통상법 입안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예일법대 출신의 유능한 변호사로 명성을 쌓아온 힐스는 USTR대표 취임전 일본 마쓰시타(송하)전기의 법률·영업상담역으로 일하는등 화려한 로비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슈퍼 301조의 부활과 관련, 올해 60세를 넘기고도 활동력이 수그러들지 않는 여걸 힐스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김영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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