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족주의 역사학/민족사학자 생애·활동 연구/한국의 역사가와 역사인식/시대별 역사가의 사관 정리 역사적으로 추앙받는 인물과 역사를 바로 기술하려 했던 강직한 사가를 다룬 연구서적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최근 이현희교수(성신녀대)의 역저 「우리나라 근대인물사」와 한영우교수(서울대)의 「한국민족주의 역사학」이 나왔고 40여명의 학자가 참여한 「한국의 역사가와 역사인식」이 곧 출간될 예정이다.
사조나 학풍연구와는 달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을 발굴하거나, 역사적 인물을 재조명하여 사학을 대중에 흥미롭게 소개하려는 이 책들의 새로운 시도가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근대인물사」는 1860년대에서 1945년까지의 민족지도자 1백15명을 다루었다. 이 책은 동학·개화·애국계몽운동 등 10개 분야로 나누어 대원군 유관순 손병희등 잘 알려진 인물을 재평가하고 지금까지 이들의 그늘에 가려있던 의병간부 이종국 전진원을 발굴하기도 했다.
1895년에서 1940년대까지의 역사가를 다룬 「한국민족주의 역사학」은 민족주의 사학의 흐름을 3단계로 보고 당시의 대표적인 사학자의 생애와 활동내용, 역사의식을 검토했다.
한교수는 이 책에서 해방직후 안재홍과 손진태에 의해 성립된 「신민족주의 사상」을 강조했다. 이 사상은 1930년대 좌우 민족주의를 모두 극복하고 계급을 초월한 통합민족국가 건설을 지향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시사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신민족주의 사관이 지나치게 도덕적 교훈을 찾는데 급급해서 역사의 객관적·과학적 이해를 그르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역사가와 역사인식」은 고대부터 남북분단기에 이르기까지 사학사를 7개 단계로 구분하고 각단계에서 활동했던 다양한 역사가를 살펴보았다. 이 책은 한 시대의 주도적인 역사가와 함께 소외됐던 역사가들을 망라하여 그들의 생애·역사인식·역사관·주요저술·사학사적 의의를 정리함으로써 사학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특히 1920년대 재야사학자였던 황의돈을 찾아내고, 한국 현대역사학을 개척한 이병도 김상기 홍이섭 등을 사학자로 조명한것은 새로운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기획한 박찬승교수(목포대)는 『76년에 「한국의 역사인식」이 출간된 후 20년간 진척된 연구를 인물중심으로 중간결산하고 학생과 일반대중을 위한 역사학 입문서로서 역할이 클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영우교수는 『이 책들의 발간이 개인의 사관을 발굴·정리하여 일부 공백으로 남겨졌던 사학사를 좀더 깊이 연구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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