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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상승요인/이성철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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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상승요인/이성철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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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석부총리가 이끄는 새 경제팀이 들어선 뒤 경제계에는 물가상승요인분석에 관한 새로운 경제이론이 하나 등장했다. 「마우스 푸시 인플레이션」―. 「말」이 물가를 치솟게 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가격상승이론의 정설은 생산비용인상이 물가를 밀어올린다는 「비용상승론(코스트 푸시 인플레이션)」과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가격을 끌어올린다는 「수요견인론(디맨드 풀 인플레이션)」이었다. 그러나 최근 뜀박질하는 국내물가를 옳게 파악하려면 비용이나 수요보다 어느 경제학교과서에서도 나오지 않는 「마우스 푸시 인플레이션」, 즉 말의 인플레효과이론이 더 적합하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1년중 6분의1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소비자물가는 이미 연말억제목표치(6%)의 「4부릉선」을 점령했을만큼 현재의 물가수준은 위협적이다. 물론 뛰는 물가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고통분담을 위해 묶어놨던 생산비용도 그동안 많이 올랐고 일부품목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새경제팀이 출범직후부터 외쳤던 「왜곡된 가격구조개선」 「공공요금 현실화」등이 잠재됐던 인플레요인들을 부추겼음을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서민생계와 직결되는 개인서비스요금은 물가책임자의 이같은 「말」이 나오자마자 한꺼번에 올라버렸다. 정부가 공공재인 전기·수도·교통요금도 올리려는 판에 업자들이 사적서비스요금을 더이상 묶어둘 까닭이 없다. 뒤늦게 「행정력을 총동원해 가격인상분을 환원하겠다」는 엄포성 「말」로 인플레를 수습하려 했지만 일단 오른 물가를 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말의 인플레효과」가 비단 지금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80년대말 건설장관의 아파트분양가현실화 발언으로 전국땅값이 폭등하고 무수한 불로소득자를 양산시킨 불쾌한 추억이 아직도 살아있다. 인상요인이 있으면 값은 오를 수밖에 없지만 폭과 시기는 지혜롭게 선택할수 있다. 비용상승이나 수요과잉이 아닌 정책책임자의 괜한 「말」때문에 물가를 부추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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