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취업자도 3년만에 늘어/“중공업만 호황”양극화는 여전/“물가불안이 걸림돌 될지도” 우려 산업생산 제조업가동률 설비투자 제조업취업자수등 경기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경기지표가 일제히 기록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는 국내경기가 긴 불황의 터널을 뒤로 한채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통계청은 4일 「94년1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 이같이 진단하고 업종별로는 「중공업 호황, 경공업 침체」의 양극화현상이 여전하다며 아직 과열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1월중 제조업 평균가동률 84%는 91년1월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산업생산도 전년동기대비 19.1%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전기전자 철강등 중공업부문의 산업생산은 무려 24.1%나 늘었다. 경공업부문의 산업생산도 92년5월이후 19개월만에 종전의 감소세에서 증가세(7.4%)로 돌아섰다. 그러나 중공업은 거의 모든 업종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경공업은 음식료업 섬유등 일부 업종만 최근들어 호조를 보이고 있을뿐 가죽 신발 의복 모피등의 생산은 아직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휘갑통계조사국장은 『제조업취업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종사하고 있는 경공업부문이 회복단계에 있어 많은 국민들은 아직도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의 생산능력과 관련된 설비투자도 활발하다. 국내 기계수주액(선박제외)과 국내 건설수주액이 각각 40.7%, 59.6% 늘었다. 민간기계수주액이 56.7% 증가했고 제조업의 국내 건설수주액이 무려 1백61.3%나 증가한 것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이는 제조업체의 공장신증설활동이 활발하다는 사실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취업동향에도 「이상」이 생겼다. 3D업종(더럽고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라는 이유로 줄어들기만 했던 제조업취업자수가 지난1월 4백65만7천명으로 91년9월이후 처음 5만3천명이 늘어난 것이다.
소비에 있어서도 승용차 냉장고 전자레인지 지프형승용차 무선호출수신기등 내구소비재판매가 25.3%의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올 경제성장률이 7%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올 정도로 경기회복세가 뚜렷하다.
산업활동이 이처럼 활발해진 것은 정부가 지난해이후 실시한 강도높은 경기활성화정책때문이기도 하지만 「신3저」호황을 놓치지 않기 위한 몸부림성격이 강하다. 경기회복단계에서 제조업이 사실상 「풀 가동」상태에 들어간 것이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뜻하지 않던 「엔고 특수」가 널려 있는 상황이어서 우선 기존시설이나마 풀가동하여 물건을 실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경기상황은 80년대초 불황을 거친 다음 「구3저」를 앞두고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85년의 경기회복과 비슷하다. 그러나 「구3저」때와 지금의 「신3저」기간의 국내경기상황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있다. 85년의 경기회복은 강력한 안정화정책을 기반으로 한 것인 반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고성장실현은 같지만 「구3저」때는 물가가 안정된 상태였고 지금은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국면이다. 「신3저」의 효과가 「구3저」에 비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경기당국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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