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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타… 꽝… 두동강… 추락/헬기추락/엔진 이상음과 함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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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타… 꽝… 두동강… 추락/헬기추락/엔진 이상음과 함께 연기

입력
199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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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도 탑승자도 곳곳 흩어져/동체 떨어진곳 3m폭 웅덩이/최상정비 총장전용기 공중폭발에 의문도 베테랑 전투기 조종사출신인 조근해공참총장은 헬리콥터가 공중 폭발하는 바람에 손 쓸 틈조차 없이 참변을 당했다.

 『빨간 마후라를 두르고 하늘을 날 때 가장 행복하다』던 비행시간 3천6백80시간의 「하늘의 사나이」로서는 애석하기 그지없는 죽음이다.

 사고 헬기는 91년 제작,도입됐고 2개의 엔진을 갖고 있어 비행 안정성이 뛰어난 최신예 기종이다. 

 특히 참모총장전용으로 최상의 정비상태를 유지해 왔을것이란 점 때문에 공중 폭발 원인에  의문이 일고 있다.

▷사고순간◁ 목격자들에 의하면 헬기는 불규칙한 프로펠러소리를 내며 추락하다「꽝」하며 공중폭발, 두동강이 나면서 동체부분은 산 정상에, 꼬리부분은 50 떨어진 곳에 추락했다. 사고를 목격한 주민 조우행씨(55)는『2백∼3백 상공에서 헬기가 「타, 타, 타」하는 요란한 엔진 소리와 함께 연기를 내뿜으며 나선형으로 떨어지다가 굉음과 함께 공중 폭발했다』고 말했다. 면사무소 직원 장봉재씨(36)는 『하오 2시36분께 사무실안에 있다가 꽝하는 굉음이 들려 창밖을 내다보니 5백여 앞 야산쪽 상공에서 헬기가 두동강이 난채 화염에 휩싸여 추락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 헬기탑승자들의 시신은 사지가 떨어져나가거나 찢겼고, 대부분 형체를 알아볼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탔다. 떨어진 헬기의 잔해는 검게 그을린채 산산조각 나 수십씩 떨어져 있었으며 사체에서 튕겨져 나간 군화도 여기저기 나뒨굴었다. 헬기동체가 떨어진 곳에는 직경 2∼3의 웅덩이가 패였으며 주변 소나무 숲은 화염에 휩싸인 헬기잔해에서 옮겨 붙은 불에 타 검게 그을려 있었다. 사고가 난 곳은 해발 1백여의 야산으로 백암정수장에서 50, 마을과는 2백여 떨어져 있으며 40∼50년생의 소나무가 우거져 있지만 고압선이나 특별한 장애물은 없었다.

▷수습◁ 사고가 나자 외사면 의용소방대는 방송을 통해 주민들을 모아 1백여명이 분말소화기와 삽 곡괭이등을 들고 현장에 도착했다. 주민들은 흙을 헬기안으로 뿌려 진화한 뒤 안으로 들어가 주머니칼로 안전벨트를 자르고 시신3구를 꺼냈다. 나머지 3구는 폭발의 열기와 뒤집혀진 헬기잔해 무게때문에 꺼내지 못하다가 하오3시30분께 도착한 군병력에 의해 3시간여만인 하오6시5분께 수습됐다. 조총장부부는 헬기 뒷부분에서 발견됐다. 시신들은 용인세브란스병원에 일시 안치됐다가 서울 강서구 국군통합병원으로 이송됐다. 

▷공군사관학교◁ 비보가 전해지자 졸업식 및 임관식 최종 리허설을 위해 연병장에 도열해 있던 공사 배양일교장과 장교및 생도들은 극도로 침통한 표정들이었다. 한 장교는 『공군업무에 정통한 조총장의 갑작스런 별세는 공군전력의 커다란 손실』이라고 애도했다.

 한편 공사측은 이날 하오6시 생도식당에서 조총장내외와 충북도내 각급 기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 예정이던 42기생도 임관및 졸업 축하연을 급히 취소했다.【이범구·김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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