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로 키워,비육기간 90∼백40일/6백㎏되면 도축… 마리당 9백불 송아지 생산농가에서는 매년 5∼6월에 혈통이 좋은 수소(종목우)를 방목장에 풀어 놓는다. 이듬해 3∼4월에 송아지를 생산, 봄 여름 가을에 어미젖을 충분히 먹고 자라도록 해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보통 암소 80마리에 수소 한마리의 비율이다. 목장이 워낙 넓고 사육두수가 많아 인공수정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하지 않는다. 수의사를 부르는데 돈이 들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 송아지의 체중은 보통 32㎏정도로 중량이 2백㎏정도가 되면 어미로부터 떼어내 별도의 방목지로 보낸다. 방목지에서 비슷한 소들과 일정기간 자란 소는 3백㎏정도로 몸무게가 늘어나면 비육목장으로 보내진다. 이 과정에서 목장주들이 하는 일은 새로 낳은 송아지가 있는지, 병든 송아지나 어미소가 있는지나 알아보고 병원으로 옮기는 정도다. 1만마리를 키우는데 목부라고는 4∼5명이 고작이다.
덴버 북동쪽의 자그마한 촌락인 플래츠빌에서 옥수수밭사이로 나있는 2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다시 북쪽으로 들어서면 전형적인 비육목장인「존 울리치 목장」이 나타난다. 차도를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송아지 5천여마리가 월령별로 모여 있으며 왼쪽에는 웬만큼 자란 소들이 몇 백마리단위로 약 5천마리가 우리에 갇혀 있다. 목장주인 울리치씨는『오스트레일리아등 다른 쇠고기수출국들은 곡물값이 비싸 미국에서와 같은 비육과정은 도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의 비육농가는 부근의 송아지 생산량이 부족하면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 송아지를 사들여 와 비육을 시키기도 한다. 그만큼 비육에는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미국은 오스트레일리아등으로부터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는데 이는 햄버거등 싸구려 식품에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요리용은 아니다. 멕시코의 경우 송아지를 팔고 다시 미국으로부터 비육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을 정도다.
비육농가에서는 보통 90∼1백40일간 비육한후 중량이 4백∼6백㎏이 되면 패커(도축장)에 공급한다. 최근의 비육우 가격은 마리당 9백달러정도로 약 2천7백달러(2백20만원)정도인 국내소값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싸다.
비육이 다 된 소는 트럭이나 열차에 실려 도축장으로 옮겨진다. 도축장에서는 계류장(홀딩 펜)에 소를 몰아넣은 뒤 순서에 따라 전기총이나 해머로 소를 죽인후 껍질을 벗겨 배를 가르고 내장등 부산물을 제거한다. 자동으로 이뤄지는 이 과정에서 연방정부 검사원이 위생상태를 검사하게 된다. 검사가 끝난 소는 다시 도축장의 등급판정원에 의해 고기의 등급이 정해진다.
콜로라도주 최대의 도축장으로 한국에도 상당물량을 수출하고 있는 몽포트사의 경우 덴버 북쪽 그릴리등 모두 5곳에 자체 비육농장과 함께 도축공장에서 하루 평균 2만마리 정도를 이같은 방식으로 도축하고 있다.
소의 등급은 고기의 많고 적음을 따지는 수량등급과 고기질의 좋고 나쁨을 따지는 품질등급으로 나눠진다. 품질등급은 기름이 낀 정도(마블링 상태)와 전체 살코기중에서 갈빗살등 고급육이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 프라임, 초이스, 실렉트, 스탠더드(표준), 스탠더드 이하등 크게 5등급으로 분류된다. 93년의 경우 전체 도축소중 최우수 품질인 프라임 판정을 받은 소는 1.2% 정도며 두번째인 초이스가 42%, 실렉트가 14%, 표준 및 표준이하가 0.5% 정도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도축장에서 단골고객에게 바로 공급하는 물량으로 등급판정이 필요없어 판정을 받지 않은 부분이다. 표준이하는 햄버거등에 사용된다. 한국에 수입되는 쇠고기는 『주로 초이스급이며 그나마 냉동상태로 수송되므로 고기의 결이 파괴돼 맛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미국 축산 관계자들의 말이다. 등급판정이 끝난 소는 목살·엉덩이살·다리살·갈비등 부위별로 절단, 상자에 포장돼 도매업자나 대규모 슈퍼마켓으로 팔려나간다. 한 도축업자는『우리는 사육두수가 많아 수요자들이 원하는 부위를 언제든지 공급할 수 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곳은 미국밖에 없다. 경쟁국들은 특정부위에 수요가 몰릴 경우 제때 공급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쇠고기산업에 대한 미국의 경쟁력의 일단을 알려주는 말이다.【덴버=고태성기자】
◎생명공학활용 소품종 개량한다/콜로라도 「소인공수정」회사 탐방/우수한 혈통의 소서 수정란 분열/자궁속의 송아지 성별까지 감별
『각 세포가 여러개로 분열돼 있는 게 보일 겁니다. 모양이 다 다르죠. 저는 이걸 보면서 늘 「참 예쁘다」고 합니다』
현미경으로 소의 수정란 분열과정을 설명하는 린다양(25)의 말이다. 덴버 북동쪽 플래츠빌에 있는 소 인공수정전문회사「콜로라도 지네틱스」의 태아(엠브리오)이식실. 현미경 안에 있는 세포는 곧 대리모격인 암소의 자궁에 이식될 태아다. 이식해서 잘 자랄 확률은 20%라고 한다.
미국에는 이 회사처럼 좀더 우수한 소를 얻기 위해 인공수정·태아이식 등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많다. 우수한 혈통의 소에서 난자와 정자를 얻어 인공수정 방식으로 송아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유전자 조작 등 생명공학을 이용하는 회사들도 많다. 이들 회사는 미국 쇠고기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적지 않은 몫을 한다.
콜로라도 지네틱스의 경우 이렇게 해서 생산한 태아를 고급품종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축산농가에 공급하거나 냉동상태로 우크라이나 브라질 우루과이 칠레 헝가리 뉴질랜드 호주 멕시코 등 외국에 수출한다.
이 회사에서 또 한가지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대리모의 자궁에서 자라는 태아의 성을 감별하는 일. 초음파를 이용한 감별기는 태아의 상태를 화면으로 정확히 읽어낸다. 감별작업을 맡고 있는 리씨(26)가 보여주는 화면에는 임신 75일째인 송아지 태아의 꿈틀거리는 모습이 선명하다. 『여기가 목이고…턱, 안구와 양막…탯줄이 보이죠. 저 아래 희미한 것이 성기가 돌출된 것입니다. 수놈이지요』 태아의 성감별은 임신 60일째면 가능하다. 감별작업은 15∼20초면 끝난다. 정확도는 99%이상이라고 한다. 태아가 자궁에 제대로 이식돼 잘 자라고 있는지는 이식된지 18일만인 임신 25∼26일이면 알수 있다.
성감별은 대규모 목장을 기업적으로 운영하는 농가에 특히 중요하다. 주문에 따라 암송아지를 임신한 소만 팔기도 하고 수송아지를 임신한 소만 팔수도 있다. 임신한 소떼 전체에 대한 사료투입 등 관리도 쉬워진다.【플래츠빌(콜로라도주)=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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