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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콜로라도주 축산업계를 본다(아메리카 리포트: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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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콜로라도주 축산업계를 본다(아메리카 리포트:5)

입력
199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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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질에 사력 쇠고기/번식·사육 등 기업·과학화/소품종 개량 꾸준한 연구/곡물먹이·비육기간 조절… 「저지방질 소」 성공 미국의 축산업은 쇠고기 시장의 완전개방을 코앞에 둔 한국에 또 하나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축산업계는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덩치가 큰데다 경쟁력이 세기 때문이다. 미국소는 다른 나라의 소와는 달리 풀을 먹지 않고 옥수수등 곡물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육질이 세계최고라는 게 현지 축산관계자들의 자랑이다. 현재 미국내 전체 소 사육두수는 1억1백여만 마리. 미국인 2·5명당 한마리꼴이다. 지난 92년 미국농가가 축산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수입은 8백60억달러. 미국소의 경쟁력은 광활한 땅과 풍부한 사료등 자연조건외에도 목장의 기업화와 쇠고기 산업의 전반적인 과학화에서 나온다. 이같은 미국산 소와 경쟁할 수 있는 길은 한우의 품질 고급화밖에 없다는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한국일보는 미쇠고기산업의 중심지인 콜로라도주 축산업계를 집중취재해 개방화 시대를 맞는 한국축산농가의 생존전략을 모색한다.【편집자주】

 미국 중서부 곡창지대에 자리잡은 콜로라도주는 미국의 대표적인 목축지역이다. 눈덮인 로키산맥이 중서부 대평원으로 자락을 감추면서 시작되는 야트막한 구릉지대에 형성된 광활한 목장에 소떼들이 대규모로 방목되고 있는 광경이 잇달아 계속되며 카우보이모자와 청바지, 카우보이부츠 차림의 주민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이들 목장들의 사육두수는 작게는 몇천마리 수준에서 크게는 35만마리 이상이다. 그러나 목장이 워낙 넓어 서부영화에서 보듯 수백, 수천마리가 한꺼번에 몰려다니는 모습은 눈에 뛰지 않는다. 그다지 넓은 면적이 필요하지 않은 종목우(종자소) 목장에서도 1에이커(1천2백여평)에 소 한마리씩을 키우는 정도니 본격적인 방목장의 규모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콜로라도주의 소사육규모는 텍사스나 네브래스카, 캔자스주등보다는 작지만 전미육우협회(NATIONAL CATTLEMEN,S ASSOCIATION·NCA)와 쇠고기수출협회(MEAT EXPORT ASSOCIATION·MEA)등의 관련단체와 소의 품종별 혈통보존협회(COW FOUNDATION), 인공수정회사, 종축목장, 대규모 도살장등이 몰려있어 미국 쇠고기산업의 중심지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쇠고기 생산구조는 송아지를 생산, 사육하는「카우 카프 오퍼레이터(COW CALF OPERATOR·송아지번식농가)」와 송아지를 사들여 비육우로 키우는 「피드 라트(FEED LOT·비육농가)」, 비육우를 도살, 부위별로 절단·포장해 도매상에 공급하는「패커(PACKER·도축장)」등으로 나뉘어진다. 번식농가와 비육농가가 구분돼있는 것은 한 곳에서 번식과 비육을 하는 것보다는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중 송아지 번식농가에서 곡물로만 소를 키우는 비육농가의 존재는 미국 쇠고기산업의 특징이다. 미국의 축산관계자들은『미국 쇠고기가 세계 최고의 육질을 자랑할 수 있게 된데는 다른 나라에서는 풀로만 소를 먹이는데 비해 비육목장에서 일정기간 곡물로 소를 키우기 때문』이라는 자랑을 감추지 않는다. 곡물로 소를 일정기간 집중사육하면 무게를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기질이 연해지고 수분함량을 높일 수 있으며 풍미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피드 라트는 미국 전역에 모두 4만6천개이상이 있으며 이중 3백50여개는 8천마리 이상씩을 비육하고 있다.  인공수정회사와 혈통보존협회도 미국 소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인공수정회사들은 단순히 수정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태아를 이식, 축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고기소(비육우)의 수정란을 젖소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젖소에서 태어난 고기소 송아지는 어미소(젖소)의 젖을 풍족히 먹을 수 있으며 젖소도 우유의 생산이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콜로라도의 목장에서는 대표적 젖소 품종인 홀스타인 어미소 옆에 붉거나 누런 고기소 송아지가 젖을 빨고 있는 모습이 흔하다.

 미국에서 사육되고 있는 75개 품종별로 구성되어 있는 혈통보존협회들은 매년 태어나는 소마다 족보와 성장기록을 작성, 컴퓨터 분석으로 우수한 종자를 골라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들은 『이렇게 보존된 종자들을 다른 품종의 우수종자와 교잡할 경우 성장속도가 25%나 빠른 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혈통보존협회들은 또 최근 미국소비자들이 콜레스테롤에 의한 성인병을 우려, 지방질 섭취를 기피하게 되자 저지방 소 생산에 나서 과거 평균 1인치(2.54㎝)였던 비육우의 지방질을 0.25인치(0.64㎝)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이같은 품종개량은 유전공학등 과학기술과 대학등 연구기관들과의 산학협동이 뒷받침되고 있음을 물론이다.

 콜로라도주의 주도 덴버를 가로지르는 25번 국립고속도로(INTERSTATE HIGHWAY 25)를 따라 북쪽으로 자동차로 한시간 정도거리에 있는 콜로라도주립대학 축산대학은 송아지번식 및 사육 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송아지를 직접 내다팔기도 하지만 본업은 사료의 효율적인 투입에 관한 연구로 그 결과를 인근 목장에 알려주고 있다. 사료별로 구획된 30여개의 우리에는 품종별로 각각 평균 10여마리씩의 소들이 서로 다른 사료로 사육되고 있다. 학교에서는 이들 소들의 중량을 일정기간마다 점검, 성장속도와 육질등을 비교하고 있다.

 미국의 쇠고기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된 것은 물론 광활한 땅과 옥수수등 사료의 풍부함 때문이다. 미국 축산업은 이같은 자연적 조건에 목장의 기업화, 쇠고기 산업의 분업화와 과학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덴버(콜로라도)=정숭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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