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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쇠고기/지방 줄이기 힘겨운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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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쇠고기/지방 줄이기 힘겨운 싸움

입력
199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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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법-고기표면처리 개선 등/“성인병 원인” 인식탈피 안간힘 미국 쇠고기생산업계는 대외적으로는 시장개방 압력을 가중시키는 한편 국내적으로는 닭고기생산업계 및 수산물생산업자들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방과의 싸움(WAR ON FAT)으로 불리는 이 싸움은 심장병·고혈압등 성인병의 원인이 포화지방산이 많은 적색육(붉은색고기)의 과다섭취에 있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확산되면서 쇠고기· 돼지고기등 적색육의 소비는 둔화되고 닭고기나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어류등 백색육의 소비가 늘어나는데서 비롯됐다. 

 1975년 미국민 1인당 1백26파운드(약57㎏)였던 적색육소비는 지난 91년 1백14파운드(52㎏)로 감소했으며 전체 고기소비량에서 차지하던 비율도 74%에서 61%로 줄어들었다. 특히 쇠고기의 경우 1인당 소비량이 76년 42.8㎏에서 91년 30.5㎏, 92년 30.1㎏, 93년 29.8㎏으로 계속해서 감소했다. 반면 대표적 백색육인 닭고기는 85년 돼지고기소비량을 앞지른후 92년에는 1인당 30.2㎏으로 쇠고기소비량도 추월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소·돼지축산업계는 비상이 걸렸고 소비자들의 기호파악등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서게 되었다. 전미육우협회(NCA)의 척 램버트씨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쇠고기의 지방질, 특히 겉에 드러난 외부지방이 너무 많다는데 있다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업계는 86년이후 지방과의 싸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고 밝혔다.

 업계는 우선 사육방법 및 고기의 표면처리를 개선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리무진협회의 돈 쉬펠바인씨는『지나친 비만으로 인한 과다 비계질형성을 막기 위해 곡물비육기간을 단축했다. 또 어린 소일수록 지방이 적기 때문에 조기출하를 유도하기도 한다. 종전에는 생후 2년째에 도살하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요즘엔 생후 13개월만에 도살하기도 한다. 또 스테이크용 쇠고기의 표면지방은 86년에는 2분의1인치(1.27㎝)였으나 87년에는 4분의1인치(0.64㎝), 현재는 8분의1인치(0.32㎝)로 줄이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품종의 개량을 들수 있다. 비육기간중에 필요없는 지방질이 형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저지방 품종생산은 주로 대학연구실과 대규모 도축업자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들은 주로 유전자공학을 이용하고 있다. 품종개량과는 별도로 리무진등 60년대이후 도입된 저지방품종의 사육도 급격히 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업계의 노력은 대중을 상대로 한 쇠고기소비 홍보이다. 신문이나 잡지·TV를 이용한 캠페인과 소매업자상대 세미나, 소비자대상 교육등을 통해 『저지방쇠고기는 닭고기와 칼로리가 비슷하며 철분·아연·비타민B등이 풍부한 균형잡힌 다이어트식』이라며 선전공세를 펴고 있다. 

 이들의 주요홍보대상은 학교와 병원등으로 교육계·의사단체등과 연계해 쇠고기섭취가 결코 해롭지 않다는 인식심기에 나서고 있다.

 미국 쇠고기생산업계는 「지방과의 전쟁」으로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상당히 호전시킨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인당 소비량이 10년만에 처음으로 증가, 지난해에 비해 2%늘어난 약 30·4㎏을 기록할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 전쟁에서 꼭 이길 것으로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심지어는 돼지고기생산업계도 돼지고기 소비가 줄어들자 『돼지고기는 쇠고기보다 지방이 적다. 돼지고기는 사실 적색육이 아니다』며 쇠고기를 상대로 싸움을 걸어오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들이 백색육과의 싸움에서 진다면 그 돌파구를 해외시장에 대한 수출확대에서 찾을 것이라는 분석은 설득력을 갖는다.【덴버=진성훈기자】

◎미국소 품종/총 75가지… 앵거스종 매년 18만마리생산 “최다” 미국소에는 현재 모두 75가지의 품종이 있다.

 원산지별로는 앵거스등 영국계, 리무진등 대륙계, 비프매스터등 혼종으로 나눌 수 있다.

 앵거스 헤리퍼드 숏혼등 영국계품종은 18·19세기 미국에 도입되어 높은 송아지출산율과 우수한 우유생산등 번식계통이 뛰어나 1960년대까지 미국내 사육두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번식능력은 뒤지나 고기량이 많고 성장이 빠른 리무진 샤롤레 살레 심멘탈등 대륙계소는 20세기들어 미국에 소개됐으나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지방분이 영국계소보다 적다는 특징 때문에 최근들어 사육두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육되고 있는 품종은 앵거스로 매년 약 18만마리가 생산되고 있다. 애버딘등 스코틀랜드북부 고원지대가 원산지로 아직 흔히 애버딘 앵거스로 불린다. 미국에는 1873년 도입됐다.

 앵거스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생산되는 소는 리무진으로 매년 8만5천마리가 등록되고 있다. 프랑스 남부중앙지역이 원산지이며 유명한 라스쿠동굴벽화에 그려진 원시소의 후손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도입은 1968년.

 헤리퍼드는 연간 7만3천마리가 등록돼 있으며 영국이 원산지이다. 적갈색 몸통에 안면·가슴등이 하얗고 1816년에 소개되었다.

 다음으론 폴드헤리퍼드·샤롤레·심멘탈이 각기 연5만마리 등록되고 있다. 

 그외 주요 품종으로는 겔비·브라만·브랑거스·텍사스 롱혼등이 있다. 미국 축산관계자들은 지방질이 적은 소를 선호하는 소비자 기호 때문에 앞으로 20년 안에 대륙계 소가 지금보다도 더 늘어날것으로 보고 있다.【덴버=장래준기자】

◎미 「우혈통보존협」 축산과학화 이끈다/3대까지 족보·성장기록 작성… 품종개량 등 뒷받침

 앵거스, 리무진등 소의 품종별로 구성된 혈통보존협회들은 미국소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또 다른 기여를 하고 있다.

 소 혈통보존협회들은 소가 태어날 때마다 소유주들로부터 등록을 받아 족보를 만드는 한편 태어났을 때와 젖을 뗄 때의 중량 및 연도별 중량 증가추세등이 기재된 성장기록을 작성해 보관한다.

 족보는 해당소의 색깔과 성, 출생일등은 물론 부계와 모계 3대의 뿔모양과 뿔의 색깔등 특징과 소유주의 이름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성장기록에는 중량외에 번식능력과 우유생산능력 등이 기재돼 있어 새로 소를 사려는 사람들은 족보와 함께 이 기록만 보면 사려는 소의 성장성과 번식능력등을 알 수 있다. 

 이 기록에는 또 어미소의 성장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의 성장가능성이 지표로 기록돼 있어 체중을 늘리려면 어떤 사료를 얼마나 주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돼 있다.

 또 다른 소와의 교배가 필요할 때도 자신이 가진 소와 가장 어울리는 소를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중량은 쉽게 증가하는데 반해 번식능력이 떨어지는 소를 가진 사람들은 성장기록만으로 번식력이 좋은 소를 찾아 교배를 시킬 수 있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소는 빨리 자랄 뿐 아니라 번식력도 우수해지게 되며 젖이 많이 생기는 소와 교배를 할 경우 또 다른 장점을 얻게 된다. 이들은 또 대규모 목장이나 전문 품종개량회사등에도 자신들이 가진 자료를 제공, 혈통이 서로 다른 소들을 교배시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덴버의 리무진협회(LIMOUSIN FOUNDATION)의 경우 지난 1월말 현재 1백10만마리의 리무진 순종소에 대해 등록을 받아 컴퓨터로 족보와 성장기록을 작성해두고 있다. 회원은 약 1만명으로 이들이 원할 경우 언제나 이들 기록을 제공하며 회원들은 이기록을 가지고 자신이 새로 구입한 소가 새끼를 출산할 때의 중량과 성장률등을 예측할 수 있다. 

 리무진협회측은 『20년 가까이 자료를 입력, 분석해 온 결과 요즘에는 예측의 정확도가 1백%에 가깝다』고 말했다. 미국 소중 가장 사육두수가 많은 앵거스품종도 협회가 구성돼 3만5천명의 회원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덴버(콜로라도주)=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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