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미술 독창성 미에 떨져/겸재 진경산수화 등 언론들 “보물” 격찬/1년간 순회전… 석달새 관람객 15,000명 기록 한국문화의 부흥기였던 18세기에 제작된 예술품들이 미국에서 언론의 호평 속에 애호가의 꾸준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10월3일 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 갤러리에서 개막된 「18세기 한국미술전」은 1년 동안 미국을 순회중인 영·정조시대의 고미술 전시회이다. 미국 아시아 소사이어티와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이 공동주최하는 이 전시에는 한국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걸작이 다수 포함돼 있다. 「청화백자난초문지통」등 보물 8점과 국보 9점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가운데 겸재 정선(1676∼1759년)의 「금강전도」(국보 제217호)는 미국인들의 특별한 관심거리이다. 이 그림은 진경산수화라는 한국 고유의 화풍을 개척한 이 작가가 금강산을 10여차례 여행하며 그린 역작이다.
그는 한국의 명승지를 다니며 실존하는 한국의 경치(진경)를 담은 매우 독특한 작품들을 남겼다. 중국 산수화를 모방하던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작업이었다.
파란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해와 달, 깎아지른 듯한 바위, 계곡 양편으로 쏟아져 내리는 폭포가 6폭의 병풍에 담긴 「일월오악도」 역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전시회를 「18세기 한국의 보물들」이란 제목으로 소개한 뉴욕 타임스지는 『극동문화 가운데 서방에 가장 덜 알려진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예술적으로 빼어난 궁중미술품들이 소개되고 있다』고 격찬했다.
워싱턴 포스트지도 「오랜 분단국가의 혼」이란 제목으로 전시회를 상세히 소개한데 이어 주요 전시작품인 「일월오악도」를 컬러 사진으로 게재하는 관심을 보였다.
「18세기 한국미술전」은 지난해 10월3일부터 1월2일(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 갤러리)까지 관람객 1만5천명을 동원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는 전시품 1백58점을 민간·궁중·종교예술 3개 부문으로 나누어 전시하는 게 특색이다. 전시회 큐레이터인 김홍남씨(이화녀대교수)는 『회화·도자기 등 장르별 구분은 한국미술이 중국미술의 아류인것처럼 인식될 우려가 있다. 테마전 형식이 한국문화 전체를 이해시키는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동양미술사의 권위자인 보브 모리교수(하버드대)는 전시회 초기에 『이번 전시회는 한국문화가 중국이나 일본문화와 뚜렷이 구분되는 전통에 뿌리박고 있음을 보여줄 훌륭한 기회』라고 평했다.
현재 워싱턴 스미소니언 새클러 갤러리(2월20∼5월15일)에서 개최중인 순회전시회는 6월16일부터 8월21일까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박물관에서 마지막 전시회를 갖는다.【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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