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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국산육성책 없인 동심 뺏긴다(일문화 개방되면…:3·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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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국산육성책 없인 동심 뺏긴다(일문화 개방되면…:3·끝)

입력
1994.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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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판 등 3백여종… 이미 70% 시장 잠식/“외설·폭력물 여과-업계 개혁 계기”견해도 만화업계는 일본만화의 수입개방논의를 계기로 올해와 내년을 「한국만화의 사활이 걸린 시기」로 보고 있다. 만화가들은 겨우 자리를 잡은 한국만화가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일본만화와 싸워 이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칫 우리 만화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다. 일부에서는 「한국만화가 내줄 것은 다 내준 만큼 자기개혁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위기의식은 어느 분야보다도 높다.

 90년부터 들어온 일본만화는 표절·복제판을 포함하여 모두 3백여종으로 이미 국내시장의 70%를 잠식했다. 이중 「드래곤 볼」 「란마」 「슬램덩크」등은 최고 2백만부까지 팔려 국민학생은 물론 중고생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다. 

 작년 4월 YWCA만화모니터 모임이 서울의 초·중학교 남학생 5백69명을 대상으로 일본만화 구독실태를 조사한 결과 48.7%가 한달 평균 1∼5권의 만화를 보고 있으며 이중 73%가 일본만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만 6백억원대의 시장 중 3백억원 이상을 일본만화가 차지했다. 만화비디오와 LD까지를 합치면 연 수천억원에 이르는 시장을 일본기업이 독식하고 있다.

 만화가들은 개방을 공식화하면 남은 시장마저 초토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96년부터는 학교보건법에 의해 학교 부근 2백 내에서는 대여점을 둘수 없어 가뜩이나 위축된 국산만화의 숨통을 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원복교수(덕성녀대)는 『이미 만화시장이 다 열린 상태이므로 이젠 외설·폭력물을 거를 여과장치를 만들고 선별적으로 수용하면서 우리만화도 체질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하여 조심스럽게 찬성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어린이들의 무분별한 왜색문화 추종을 고려한다면 정부가 일본만화의 개방대책을 논의하기에 앞서 국산만화의 활성화대책과 육성진흥책을 검토해야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림청산교수(공주전문대)는 『청소년문화 보호차원에서 만화산업에 대한 정부의 육성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선 쏟아져 들어오는 일본만화를 엄격히 심사하고 TV에서 국산만화를 일정비율 방영하여 만화산업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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