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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작가해외전 잇달아/조각가 최종태/서양화가 곽훈/한국화가 신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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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작가해외전 잇달아/조각가 최종태/서양화가 곽훈/한국화가 신명범

입력
1994.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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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화랑서 출품작 선구입 “파격”­신영범/「겁」시리즈 등 20일까지 LA서­곽훈/첫 미국전… 한국여인 형상화­최종태 봄철을 맞아 중진화가들의 해외전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 독자적인 기법으로 작품에서 한국적 이미지를 짙게 추구해 온 한국화가 신명범씨와 재미서양화가 곽훈씨, 조각가 최종태씨 등이 각각 해외전에 초대되었다.

 신명범씨의 일본초대전(19∼27일 도쿄 긴자의 히라노 고토켄화랑)은 전시조건이 파격적이어서 화제가 될만하다. 그의 출품작 52점을 화랑이 모두 먼저 구입해서 전시한다는 조건이다. 이 전시회는 그가 이 화랑에서 3년만에 두번째 여는 개인전이다.

 홍익대와 미샌프란시스코 미대를 나온 그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한국적, 혹은 동양적 토속미가 짙은 회화작업을 해왔다. 그는 물감을 흙에 섞어 두껍게 바름으로써 자신과 나이 든 세대에게는 친숙한, 그러나 이제는 대부분 사라져 그리울뿐인 향수의 세계를 그려 왔다. 

 화랑대표 히라노씨는 이 전시를 위해 서울의 신씨 화실을 세 차례 방문했으며 일본평론가 다키 테이조씨는 농부와 소, 새 등이 어우러져 추상화하고 있는 그의 그림을 「질박하면서도 따뜻한 원시에의 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LA 샌타모니카의 위크스화랑에서 20일까지 열리고 있는 곽훈씨의 개인전에는 그의 근작인 「겁」시리즈를 중심으로 「기」연작과 지난해 한국에서 선보인 옹기 설치작품 등이 출품돼 호평을 받고 있다.

 서양적인 사고로는 해독하기 어려운 동양인의 의식·무의식의 세계를 신비롭게 그려온 그는 지난해 가을 서울전시회 때 피리소리를 내기 위한 옹기설치작품으로 표현영역을 확장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중진 조각가 최종태씨(서울대 교수)는 21일까지 뉴욕의 엔리코 나바라화랑에서 첫 미국전을 열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유럽에서 해외전을 가졌던 그는 조각과 파스텔화 각각 10여점을 출품했다.

 흔히 「고졸미」로 평가되는 그의 조각과 그림은 단순·간결한 선에 의해 한국적 여인을 형상화하고 있는데, 표현된 그 평화로운 인물은 또한 세계 보편적인 인물들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조각과 파스텔화를 통해 그려지는 여인들은 한없는 순수성과 순진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보다 먼저 열린 뉴욕의 「3인전」(2월 10∼28일 갤러리 코리아)에는 서양화가 박영하씨가 미국작가 두 명과 함께 참여했다.

 또한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국제현대미술시장 NICAF(3월18∼22일)에는 올해 김창렬 백남준씨가 갤러리 현대와 함께, 박서보씨가 진화랑과 함께 각각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년에 7∼8개 화랑이 몰려가던 것에 비하면 한국의 참여화랑수가 많이 준 편인데, 이는 아직도 화랑가 경기가 침체돼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박내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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