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한간의 합의사항의 하나인 남북한간의 특사교환이 언제쯤 어떤 방식으로 실현되고 또 어떠한 성과를 거두게 될것인지는 아무도 예측할수가 없다. 그것은 전적으로 북한의 성실성 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승주외무장관은 마치 특사교환만 이뤄지면 미·북한간의 3단계회담을 위한 조건이 충족된것으로 본다고 말해 국민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특사교환의 최대목적은 남북간의 핵상호사찰인데 교환만으로 조건충족 운운하는것은 어처구니 없는 태도가 아닐수 없다. 이것이 한미간의 양해사항이라면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 할것이다. 특사교환의 전망이 밝지않은 근거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 북한으로서는 현시점에서 남측과의 특사교환은 결코 탐탁지 않으나 팀스피리트훈련 중지와 대미3단계회담을 위해 마지못해 응하는것이고, 둘째 작년11월 4차실무접촉을 억지 이유로 무산시킨것처럼 언제든 조건을 붙여 특사를 무실화할 여지가 있으며, 셋째 핵사찰은 미국 및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해결할 문제라며 상호사찰이행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의 관심과 목표는 오직 훈련중지와 3단계회담을 얻는것이다. 이런 북한의 저의를 우리는 묵과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특사교환을 내세우는것은 먼저 남북이 합의한 비핵화공동선언에 의해 상호사찰로 이 지역의 핵투명성을 확인한 다음 인적 물적교류와 협력, 통일문제 및 정상회담개최여부등을 진지하게 협의함으로써 핵등 모든 문제를 남북한이 주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한것이다. 때문에 그저 양쪽 특사가 실질적 합의없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협의하는것만으로 만족하는것은 난센스로서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을 위해서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북한이 당초 미국과의 약속을 어기고 남북실무접촉을 늦춘것은 「특사교환」의 비중을 깎아 내리려는 책략임이 분명하다. 북한이 속셈의 일단을 드러낸것이다. 그럴수록 정부는 특사교환에 있어 선결과제원칙, 즉 남북상호사찰을 고수, 관철시켜야 할것이다. 북한이 특사교환을 그저 형식적인 장식용으로 만들 경우 내일 조건부로 선언할 팀스피리트훈련 중단도 빠른 시일내에 취소, 재개하고 3단계회담도 성사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남북대화는 결코 감상적이고 낭만적으로 이뤄지는게 아니다. 냉엄한 현실인것이다. 어느면에서 특사교환은 IAEA와 함께 북한의 핵가면과 진실을 규명하고, 또 우리가 북핵해결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만큼 적당히 넘길수는 없다.
정부는 대북자세에 있어서 흔들리거나 혼선을 주는 인상을 주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특사교환으로 「실질적성과」를 거둘수 있도록 회담준비와 전략손질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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