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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3·1운동 75주년/저명인사 친일행각 책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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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3·1운동 75주년/저명인사 친일행각 책 나왔다

입력
1994.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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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족문제연간 「청산하지 못한 역사」/정치가 등 60명 낱낱이 파헤쳐/생존인물도 다뤄 큰 파문일듯 3·1독립운동 75주년에 즈음하여 우리 사회의 저명인사들의 감추고 싶었던 친일행각을 추적하고 정리한 책이 나왔다. 반민족문제연구소(소장 김봉우)가「한국 현대사를 움직인 친일파 60인」이라는 부제로 펴낸 연구보고서「청산하지 못한 역사」(청년사간·전3권)는 그동안 숨겨지고 외면돼 온 친일파 문제를 정면으로 파헤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책에서 다뤄지고 있는 인물들이 그야말로 우리 현대사의 「실력자들」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기도 하다. 일제치하에서 부끄러운 친일행각을 벌였으면서도 해방후 떳떳하게 우리 역사의 주체로 다시 등장한 그들의 발자취가 생생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치가로는 국무총리와 서울시장을 지낸 바 있는 J씨, Y씨 등 10여명이 수록돼 있다. J씨에 관해서는 『38년「조선지원병 제도 실시 축하회」발기인으로 참여했고「국민정신 총동원 조선연맹」산하 국민생활개선 위원회 위원으로 전국 순회강연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Y씨는『1941년「미영 타도 좌담회」에 나가 연설한 친일파로 해방이후 군사정권과도 결탁하는 등 시류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신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또 관료와 군인, 법조계, 언론계, 교육계, 종교계, 문화계 등 권력의 주변에서 해방이후 중요한 역할을 해온 우리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친일행적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일본제국주의로부터의 해방은 우리 나라에 있어 새로운 도약의 계기였다. 그러나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는 작업이 기득권층에 의해 원천봉쇄됐는데 그중 가장 큰 잘못이 친일파 척결의 실패였다.

 반민족문제연구소는『이 책에 담겨진 내용들이 각 인물의 단편적인 행적조사가 아니라 역사적 잣대로 전 생애를 재조명한 학술적 평가』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1년동안 50여명의 학자들이 각 인물을 전담해 집요하게 추적하는 작업을 벌였다고 설명한다.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기획단계에서 물망에 오른 2백여명의 인사중 친일행각이 입증된 60명만을 추렸다. 이 책은 또 그동안 면죄부를 받았던 좌파 운동가를 친일적 관점으로 다시 연구한 최초의 연구서가 될것이다.

 반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파등 반민족집단의 범죄를 밝혀내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고 그들의 논리와 구조를 과학적으로 탐구하기위해 지난 91년 결성된 소장 역사학자들의 모임이다.

 김봉우소장은『우리 현대사는 친일파문제로 첫단추부터 잘못 채워졌다. 친일파의 규명과 척결이라는 숙명적인 민족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 책은 생존하고 있는 우리 사회 실력자들의 친일행각을 과감하게 다룸으로써 앞으로 많은 논란과 파문이 일것으로 예상된다.【김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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