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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부채/언눈 뚫고 피어나는 봄의 전령(꽃이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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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부채/언눈 뚫고 피어나는 봄의 전령(꽃이 있는 삶)

입력
1994.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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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빛잎 외투… 수줍은 초록꽃 북한 관악 소요 청계산등 서울 근교 숲속 깊은 곳에는 이즈음 앉은 부채가 눈속에서 화려한 싹을 피워 올리고 있다.

 연한 갈색을 띤 보라색에 자주색 반점을 가진 화려한 잎을 흔히들 꽃인 줄 알고 있으나 꽃은 쇠뜨기나 옥수수처럼 생긴 초록색으로 잎속에 감싸여 있다. 꽁꽁 언 눈을 녹이고 고개를 내미는 생명력이 신비롭다. 새해들어 가장 먼저 피는 꽃들 가운데 하나다.

 넓은 잎을 펼쳐 놓은 것 같은 돌기모양때문에 앉은 부채라는 이름이 붙었다. 또 황금색 연꽃과도 같아 지용금련이라고도 부르고 이밖에 우엉취 삿부채라고도 한다.

 긴 겨울 잠을 자고 난 곰이 제일 먼저 찾는 먹거리가 앉은 부채이다.

 잎에는 칼슘 철 마그네슘 규산염이 많이 들어 있으나 알카로이드 독성때문에 식용으로 할때는 주의해야 한다. 독성은 뿌리에 특히 많다.

 독성분이 있다지만 옛날부터 어린 잎을 따 데쳐서 며칠동안 흐르는 물에 담가 독성을 빼고 다시 장기간 말려 저장해 두었다가 나물로 무쳐 먹었다. 묵나물(진채)이 그것이다.

 동물실험결과 뿌리(백근초)는 혈압강하작용이 뛰어난것으로 입증됐다. 씨는  기관지 천식에, 뿌리는 진통 진정 진해 거담제로, 또 관절통 신경통 폐결핵 경련 발작 발한 해열 이뇨제로 쓴다. 민간요법으로는 잎을 짓찧어 벌이나 벌레 물린데에 붙였다.

 스스로 고기 굽는 냄새를 풍겨 야행성인 갑충류를 유인해 수정을 한다. 미국에서는 이때 내뿜는 역한 냄새때문에 스컹크 캐비지라 부른다.【김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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