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서 계속쓰기 불편” “증축 할것”/불·독 등 신경전… 브뤼셀이 후보지 유럽통합의 상징이 될 유럽의회를 현재 자리인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그대로 두느냐, 아니면 유럽연합(EU)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로 옮기느냐하는 문제로 논란이 뜨겁다.
EU내 각회원국 국민이 직접선거로 대표를 뽑아 구성되는 유럽의회는 57년 유럽경제공동체(EEC) 창설이후 줄곧 불·독접경인 스트라스부르에 자리를 잡아왔다. 이는 당시 두나라의 화해를 상징하는 의미에서였다.
그러나 오는6월 유럽의회선거부터 의석수가 크게 늘어나고 EU가 확대될 것에 대비, 어차피 새건물이 필요한 유럽의회를 이번 기회에 EU본부와 한지붕안으로 옮기자는 의견이 강력히 대두되었다. 이는 효율적인 유럽통합작업에 유리하고 또 엄청난 낭비를 줄이자는 취지에서이다.
유럽의회는 현재 스트라스부르에서 한달에 1주일씩 본회의를 열고 있으나 상임위원회회의와 정치그룹회의는 브뤼셀에서 열린다. 또 사무국은 룩셈부르크에 위치해 있어 세집살림을 하고있다.
이에따라 5백18명에 달하는 의원들의 잦은 이동과 자료운반 건물유지등의 경비로 연간 1억5천만 달러가 낭비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유럽의회 총예산의 15%에 달한다. 현재 EU본부는 지난해 새건물을 증축함에 따라 의회를 유치할 충분한 공간이 있는 상태.
그러나 EU기구중 유일하게 의회를 갖고있는 프랑스는 3억4천만달러가 소요되는 새건물을 스트라스부르에 짓자는 법안을 제출해놓고 있다.
발라뒤르프랑스총리는 최근 스트라스부르를 방문, 의회를 옮길 경우 유럽의회 의석확대를 거부하고 유럽의회예산표결에 반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의 위협성발언에 18명의 가장 많은 의석확장지분을 갖게 될 독일은 「무책임한 협박」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전계획을 주도하고 있는 의원단체는 『행정부는 워싱턴에, 의회는 샌프란시스코에 두란 말이냐』며 『우리는 4백40를 매달 옮겨다닐수 없다』고 반발했다.
유럽의회소재지 결정은 늦어도 4월까지는 이뤄져야 6월 의회선거를 실시할수 있다. 그러나 유럽통합으로 권한과 상징성이 커질 유럽의회의 소재지문제를 놓고 회원국들의 이해타산이 달라 논란만 가열되고 있다.【파리=한기봉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