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컵 국제대회 상금제/축구/수입전액 국가관리방식으로 해외진출 모색 북한에서도 프로스포츠의 싹이 돋아나고 있다.
북한이『직업적인 선수들의 돈벌이 수단』이라고 비하해온 프로스포츠를 부분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계획경제체제에 시장경제요소를 도입하는 것만큼이나 주목되는 변화로 관심을 끌고 있다.
스테이트 아마추어리즘,국방체육으로 대변되는 북한의 체육정책에서 프로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종목은 복싱과 축구.
내외통신에 의하면 북한복싱의 프로화는 지난해4월 평양 청춘거리 중경기관에서「93 공화국 프로권투선수권대회」가 개최됨으로써 처음 확인됐다. 이 대회에는 9개 선수단에서 67명의 선수가 참가한 것으로 보도돼 이미 북한에서 프로 복싱이 출범해 있음을 보여주었다.
북한관영 중앙TV화면에는 라운드종료 때마다 한복차림의 라운드걸이 미소를 띠며 피켓을 들고 링을 한바퀴씩 도는 장면이 나타났다는 것. 특이한 것은 링 아나운서가 라운드마다 채첨결과를 발표,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방송은 이대회를 보도하면서 권투경기가 국내선수권대회는 10회전, 아시아선수권대회는 12회전,세계선수권대회는 12·15회전등이 있다고 소개해 북한복싱이 OPBF, WBC, WBA 등 국제기구의 규정에 맞춰 발전을 시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러시아가 프로스포츠 육성정책을 발표하고 중국이 프로권투대회를 개최한 직후인 92년말부터 프로권투의 도입을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총련을 통해 경기운영방식과 기자재를 반입한 북한은 「압록강선수단」, 「평양시체육선수단」, 「4·25선수단」등 체육단에서 선수를 육성, 일본등 해외시장으로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망주로 자주 거론되고 있는 선수는 밴텀급의 이광식. 91년 호주에서 벌어진 세계선수권대회와 92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광식은 북한에서「아시아 최고의 밴텀급 강자」라고 칭송받고 있으며 인파이팅과 아웃복싱을 함께 구사하는 기교파라는 것.
북한은 92년올림픽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1개씩 획득하는등 기량있는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다.
복싱처럼 뚜렷하지는 않지만 축구에서도 수년간 프로화의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
북한의 축구관계자들은 최근 국제무대에서 언론인터뷰를 통해 『북한축구선수들의 외국프로팀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종종하고 있다. 특히 일본 프로축구「J리그」출범후 북한축구관계자들의 선수수출에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 축구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할 경우 수입을 일단 국가에서 전액 관리하는 옛동구권의 관리방식이 답습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90년 창설된「평양컵 국제축구대회」에는 상금제를 처음으로 채택, 프로축구의 개념이 일부 도입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3차례 열린 이 대회에는 우승팀에 2만달러, 2위와 3위팀에 각각 1만달러및 5천달러가 지급되는데, 첫 대회때는 구소련팀이, 2회와 3회대회는 북한의 1조팀이 우승을 차지했었다.
상금액은 다른 국제대회(대통령배 축구대회 우승상금 10만달러)에 비교가 되지 않지만 참가팀수가 매년7개팀 수준인 것을 감안한다면 상금을 받을 확률만큼은 무척 높은 셈이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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