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고위급회담서 실시여부·방법 논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한핵시설에 대한 사찰이 개시되면서 이른바 「녕변지역의 미신고 핵시설 2곳」의 처리문제에 관심이 새롭게 쏠리고있다. 미신고 시설 2곳은 이번에 미국과 북한이 합의,3월1일부터 시작되는 IAEA의 사찰대상에서는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IAEA는 이곳을 이번에 실시하는 임시통상사찰의 대상이 아니라 특별사찰의 대상으로 지목하고있다. 또 미국과 북한간의 뉴욕접촉에서는 「미신고시설 2곳에대한 특별사찰」은 그 실시여부와 방법등을 미북3단계고위급회담의 의제로 이월한다는 데 합의,그동안은 논의 자체가 거부돼 왔던 것이다.
따라서 미북3단계회담에서 북한이 IAEA의 특별사찰을 새롭게 수용할지, 또다시 원점으로부터의 협상을 시작할지의 여부는 지극히 불투명하다. 다만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원하고있기 때문에 교환조건인 특별사찰을 수용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만 나와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미국이 북한으로하여금 IAEA의 사찰을 받도록 「유인」했다고는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으며 북한이 지난해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를 선언하기 이전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당시 IAEA로부터 「미신고시설 2곳에대한 특별사찰」을 요구받자 이것이 미국의 사주에 의한 부당한 압력이라며 NPT탈퇴를 선언했던 것이다. 북한은 그때까지 IAEA에 7곳의 핵관련시설을 신고했었으며 IAEA는 신고된 7곳의 임시통상사찰 결과 『북한이 신고된 7곳외에서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하지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미국은 지상관측용 인공위성사진을 통해 녕변인근에 「핵시설로 추정되는 2곳」을 지목했다. 당연히 IAEA는 이곳에대한 특별사찰을 요구했고 북한은 NPT탈퇴를 선언했던 것이다.
북한을 NPT체제안으로 묶어야하는 미국의 과제와 특별사찰을 받을 수없다는 북한의 명분은 이후 끈질긴 줄다리기로 이어졌다. 결국 이번의 뉴욕합의는 『북한이 NPT체제안에 들어와 IAEA의 사찰을 받되 특별사찰문제는 3단계회담 때까지 유보한다』로 결론지어진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미신고시설 2곳의 사찰에대한 언급자체를 사전봉쇄하기위해 신고된 7개시설에 대한 일반통상사찰마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었다.특히 7개시설중 5MW원전과 녕변방사화학실험실은 연구용이라는 이유로 「신고시설」에서조차 제외시키겠다고 버텼던 것이다. 결국 미국은 이같은 북한의 버팀수에대해 원래의 상태로 전환시키는 노력에만 협상력을 기울인 셈이 됐던 것이다.
오는 3월21일로 예상되는 미북3단계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이 녕변의 미신고시설 2곳을 개방할 지는 미지수이다. 미국과 IAEA는 이곳을 특별사찰할 경우 북한핵의 투명성을 확인할수 있다고 보지만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의 「핵카드」를 소진해버리는 결과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이 북한이 원하고있는 「관계개선의 당근」을 어느정도 담보해줄 수 있느냐, 그리고 북한이 이에대해 어느정도 확신을 갖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 특별사찰의 관건이 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남북대화의 진척 수준도 충분한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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