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면·특집 「아메리카…」등 사진 돋보여/기자의 눈 「재부의 탄생」 비판의식도 예리 신문은 독서의 대상이다. 독자는 신문에 있는 읽을 거리중 자신이 가장 관심가는 내용을 골라 음미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기도 하고 공분을 터뜨리기도 한다.
어떤 글은 맛보고, 어떤 글은 삼키며, 극히 적은 양의 어떤 글은 잘 십어 소화한다.
신문은 단지 독서의 대상만은 아니다. 때로는 감상의 대상이다.
감상은 각 면의 구성과 각 기사의 배치, 제목의 표현과 크기등을 종합적으로 훑어보며 「작가」의 의도를 느끼는것이다.
그러나 감상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것은 역시 보도사진이 얼마나 축약성과 상징성을 발휘하고 있는가 살피는 일이다.
예술의 감상은 예술가 자신과 감상하는 사람과의 협력작업이다. 따라서 보도사진을 예술로 느끼며 매일 감상하는 독자의 행위는 지면 예술가와의 교감을 촉진하는데 의미가 있다.
보도사진이 매일 지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대단치 않다. 그러나 사진은 모든 면에서 내용전체를 축약하고 담아낸다.
사건이 가지는 의미와 정신, 그리고 따스함과 차가움의 정서까지도 보듬어 안는다.
19일자 체육면에 실린 「골리앗보고 놀랐나」라는 사진은 농구대잔치의 경기 전체모습을 압축적으로 설명해준다. 사실성 또한 뛰어나다.
25일자 「특집 아메리카 리포트」에 실린 두 장의 사진은 미국과 한국 금융가를 독특하게 포착해 그 현실성을 대비시키고 있다.
위용있는 고층건물들로 빽빽이 채워진 뉴욕금융가와 을지로 입구에 위치한 한국금융가의 초라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대비시킨 이 사진들은 기획기사의 주제를 더욱 탄탄하게 떠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21일자 사회면 머리기사 밑에는 눈길을 끄는 사진 한장이 실려있다. 뒷모습만 보이는 사람이 달력을 찢어 태우는 광경을 포착한것이다.
이 사진은 「탁명환씨 피살사건」과 관련해 당시 사건을 재연해 찍은 것같다. 실제 장면을 촬영했다면 이 사진 한장이 갖는 반향은 엄청났을것이 분명하다.
이 사진의 가치에 대해서는 독자에 따라 조작성 사진이니, 의도가 참신하다느니 하며 평가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사진기자가 사건을 바라보고 그것을 해석하는 시각에 신선감을 느낀다.
숨막히는 사건장면, 영광에 휩싸인 스포츠장면등 우리에게 벅찬 감동을 주는 모든 사진들은 사진기자 자신들만의 독특한 시각이 가미된것이다. 보도사진은 신문을 감상할 때 기사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다.
지난주에 돋보인 기사는 25일자 기자의 눈인 「재부의 탄생」이었다.
이 기사는 재계를 입법·사법·행정부위에 군림하는 재부로 비유해 재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 무릇 좋은 글이란 이처럼 그 글을 읽고 감동을 받거나 행동을 촉발시킬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
단 5백명이 자신의 글을 보더라도 그들에게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면 그 글을 쓰는 기자야말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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