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피해의식벗고 세계경쟁에 도전하자” 저는 오늘 새로운 출발을 하는 졸업생 여러분들을 축하하기 위하여 달려왔습니다. 이 나라 대통령으로서 실로 20년만에 서울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고 있는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 또 여러분의 선배로서 저는 벅찬 감회를 억누를 길이 없습니다.
길고 암울한 시대를 거쳐오면서 여러분의 선배들은 조국의 정치적 현실에 울분과 좌절을 거듭해야 했습니다. 시대의 상황과 인간의 양심이 대학생을 거리로 내몰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용기있는 행동이 오늘의 문민시대를 열었습니다. 이제 분명 분노와 저항의 시대는 갔습니다. 투쟁이 영웅시되던 시대는 갔습니다. 이제 우리는 빼앗겼던 시간을 되찾아야 합니다. 입시 때문에 소진되었던 우리의 능력과 창의를 마음껏 개발해야 합니다. 개혁과 창조의 선두에 대학이 서야 합니다. 국가경쟁력을 선도하는것도 뒷받침하는것도 대학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까지 대학은 독재 아래서 타율과 규제속에 안주해 왔습니다. 대학은 자율과 책임으로 활기차고 역동적인 지식의 산실이 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정보, 진취적 발상이 대학에서 나와야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변방의식에 사로잡혀 왔습니다. 패배주의와 피해의식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변방이 아닙니다. 세계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바로 우리들입니다. 오늘 우리는 억지로 문을 연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자신있게 문을 연것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패배주의와 피해의식에 젖어 있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지혜는 지금은 어떤 때인가를 깨닫는 일입니다. 지금 막 새로운 문명, 새로운 역사가 열리려 하고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이 그것을 이끌 때입니다. 여기 서울대학교가 새로운 문명의 시대, 문예 부흥의 요람이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바로 그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민족에너지를 소진시키는 남북간의 불신과 대립을 해소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민족웅비의 때가 오고 있는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은 새로운 세기, 영광의 민족사를 개척할 선봉들입니다. 여러분은 분명, 세계로 뻗어나가는 신한국의 주인공입니다. 우리 경쟁력의 쇠퇴를 꼬집는 세계인의 지적처럼, 안으로 우리의 진취적인 의욕이 멈칫하고 있습니다. 근면과 창의, 그리고 새로운 민족적 활력을 여러분이 앞장서 불러 일으켜야 합니다. 국가경쟁력의 견인차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활동해야 할 무대는 광대무변의 바다입니다. 국경없는 경제전쟁의 시대, 지식과 정보의 힘이 개인과 나라의 성패와 사활을 결정할것입니다. 여러분 앞에 열려있는 무한경쟁의 세계는 거대한 도전과 위협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야망을 가진 사람에게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야망은 잠자고 있지 않는 인간만이 가질수 있는 꿈입니다. 꿈을 가진 민족만이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야망을 가지고 두려움 없는 큰 걸음으로 개인과 나라의 앞길을 거침없이 열어가 주시기 바랍니다.
◎김종운 서울대총장 졸업식사/“자기희생으로 소외계층 도와야”
졸업생 여러분은 선배들과는 다른 의미에서 어려운 시기에 사회로 진출합니다. 냉전이 종식되고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타결된 후 세계는 바야흐로 무한경쟁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가히 전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치열한 경제경쟁의 시대가 된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제 사회에 나가 세계의 우수한 젊은이들과 겨루어야 합니다.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건곤일척의 각오로 임하지 않고는 승리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또한 불리한 여건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적극적인 사고와 불퇴전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또 창조적인 사고를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사고의 틀과 고정관념을 과감히 타파하고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는 지적 모험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원칙입니다. 어떠한 경쟁의 논리도 우리 모두의 궁극적인 목표에 우선할 수는 없습니다. 그 목표는 두말 할 필요없이 인류 공동의 번영과 국제적인 평화이고, 그 속에서 모든 사람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살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지금이야 말로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모두의 도덕적 건강성이 요청되고 있습니다. 이웃이 잘 살아야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연대의식과, 경쟁이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그것이 개인이나 소집단의 이기주의로 타락해서는 안된다는 경쟁윤리를 저버린다면 모처럼 찾아온 평화와 화합의 기회를 잃게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웃과 남을 위한 이같은 자기절제는 가진 자, 유리한 위치에 있는 자에게 더욱 요청됩니다. 서울대인은 우리 사회에서 어느 누구보다도 특전을 누렸기 때문에 우리보다 기회가 적었던 계층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자기 희생을 할 의무가 있습니다. 목전의 이득을 생각하지 않고 도덕성에 입각한 경쟁을 할 때 최후의 승리를 거둘 수 있습니다. 졸업생 여러분의 학위취득을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