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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시장 뿌리째 “흔들”/가요(일 문화 개방되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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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시장 뿌리째 “흔들”/가요(일 문화 개방되면…:2)

입력
1994.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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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익고 감각앞서 폭발적 수용 불보듯/불법유입 많아 이미 부분잠식/국내업소 영세성·유통망 개선 서둘러야 일본대중음악의 개방에 대한 국내음반업자들의 입장은「어쩔수 없는」수긍과 「아직 우리의 수비대형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걱정으로 요약된다. 문체부가 계획하고 있는 개방방침이 ▲1단계 국제가요제·문화행사등 일본어 가창 허용 ▲2단계 일본대중가요 가창 및 음반수입등 점진적인 방안이지만 국내음반업계는 일단 전면개방이 임박한것으로 보고 있다.

 1단계 일본어가창은 가수 계은숙이 문체부의 허락을 얻어 25, 26일 일본인관광객을 대상으로 롯데호텔에서 공연을 가진것으로 시도됐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업계가 담담한 수긍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일본가요를 거부할만한 논리적인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불법적인 통로를 통해 이미 많은 일본음반과 가요가 들어왔으며 오히려 불법유통으로 인한 폐단이 지적되고 있다. 많은 가수들이 일본음악을 무차별적으로 표절하는것도 부작용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일본음반은 소규모 음반도매상·대학가의 소매상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데 「캐리어」라고 불리는 전문밀수꾼들이 일본을 오가며 음반을 들여오거나 알맹이만 들고와 국내에서 포장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음반들은 단골고객에 한정돼 판매되고 있는데 현지가격보다 평균 30%정도 비싸고 인기곡은 웃돈을 줘야만 구입이 가능해 국내의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가수들의 일본가요표절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일본가요의 개방만이 방법이라는 논리도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얼마전 015B 이승철 신승훈 윤상등 국내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들이 줄줄이 표절시비에 휘말렸고 최근에는 드라마「마지막 승부」의 주제곡이 일본음악을 그대로 베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일본가요와 음반이 완전히 개방되면 우리업계에 주는 충격이 대단할 것이라고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낯익으면서도 우리의 것보다 좀더 감각적」이라는게 일본가요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 이 평가는 일본음악이 폭발적으로 우리 국민에게 수용될 것이라는 예측을 낳고 있다. 여기에 일본업자들의 자금력·발전된 광고전략·뛰어난 하드웨어가 가세하면 국내음반업계는 융단폭격을 받는 입장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수년전 국내에 들어온 외국의 음반직배회사들이 자국의 노래뿐 아니라 우리가수의 음악까지 음반으로 제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리업계의 걱정은 더 크다. 대부분의 국내음반업자들이 영세하고 유통구조가 엉망이라는 우리의 현실이 우려를 더해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음반의 수입이 우리업계가 분발할 수 있는 자극이 되기도 하겠지만 외형적으로 엄청난 열세』라며 『일본음반사와 경쟁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세제등 제도적인 지원책이 다각도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음반의 수입개방과 관련해 수차례 구수회의를 가진바 있는 한국음반협회는 『막을 명분은 없지만 우리의 시장이 일단 정리가 되어야 올바른 수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의 음반마저도 불법복제판이 판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음반이 유통되면 더욱 혼란을 가중시킬것이란 진단이다. 강력한 법적용과 지원을 통해 국내유통구조를 정상화시킨후 단계적인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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