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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분위기 잡혔다”/미-북 뉴욕합의 우리측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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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분위기 잡혔다”/미-북 뉴욕합의 우리측 시각

입력
1994.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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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김에 정상회담까지”/3국 관계설정도 큰 의미 미국과 북한이 사흘간의 줄다리기 끝에 26일 핵사찰을 위한 마지막 정지작업을 마무리하자 우리정부는 차후의 대책마련에 분주한 분위기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관련,『현재 IAEA측이 북한에 비자신청을 해놓은 상태이고 오는 28일 북경에서 평양으로 들어가는 항공편이 있어 3월1일부터 핵사찰을 실시하는데는 어려움이 없다』고 밝히고『핵사찰이 개시되는 것과 동시에 관련조치들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관련조치」에 대해『팀스피리트(TS)훈련 실시문제와 3단계회담의 일정이 관련당사국들에 의해 공식 발표될 것이며 남북대화문제도 한미간의 입장이 지켜질 것』이라고 밝혔다. 즉 3단계회담의 사전 과정인▲핵사찰 ▲TS훈련 ▲남북대화문제가 일괄적으로 타결됐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정부는 이날의 합의가 지난해 12월29일 미북접촉의 합의와 동일한 차원이라고 일단 평가하고있다. 그러나 이번의 합의는 지난해의 합의에서「간과」해두었던 남북대화부분에 대해 어느정도의 구체적 언급이 있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고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남북대화문제는 미국과 북한이 그동안「뜨거운 감자」로 생각, 논의 자체를 피해갔으나 지난해 11월 한미정상회담에서 김영삼대통령의 강력한 요청으로 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정착됐다.

 남북대화와 관련, 한미양국은 그동안 특사교환의 실질적인 성과를 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주장해왔으며 북한은 이 문제가 협상의 의제로 언급되는 것조차 거부해왔었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미북합의 후에 우리측이 몇차례 대화재개의 신호를 보냈음에도『핵문제는 미국과의 일』임을 강조하면서 이를「무시」해 왔었다.그러나 지난해의 한미정상회담과 최근의 한승주외무장관의 방미에서 이 문제가 3단계회담의 직접적인 전제조건임이 확인됐고 특히 25일 김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이를 위해 남북정상회담이라도 제의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함에따라 이문제를 회피하고는 문제해결의 길이 없음이 인식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뉴욕접촉이 끝난뒤 북한의 허종대표가 이 부분에 대해 언급,『남북간 특사교환은 한국이 제의해 올 경우 3단계회담 이전에 판문점에서 실무접촉을 갖는다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한 것은 이같은 한미,북한의 3각 입장이 어렵사리 절충됐음을 보여주는대목이다.한미양국이 3단계회담이전에 특사교환의 성과가 있어야한다는 입장을 다소 완화했고 북한은『한국이 제의하면 실무접촉에 응한다』는 쪽으로 후퇴하는 선에서 대내적 명분을 축적한 것이다.

 이같은 절충은 북한이 3단계회담을 위해「고육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볼수도 있지만 3단계회담의 의제가 미북관계개선으로 돼있는 만큼 25일 김대통령이『핵문제등 제반문제를 논의하자』며 제의한 남북정상회담의 성사가능성을 한 차원 높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되고있다. 

 북한이 요구하던 TS훈련중단문제는 일단 3월1일 우리정부와 미국과의 공동발표형식으로 확인될 것이다. 그동안 한미간의 합의에 따르면 이날의 발표는 그 시기로 볼 때『IAEA사찰로 북한의 핵투명성이 확인되면 TS훈련을 영구중단하되 사찰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그 실시를 잠정 유보한다』는 내용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TS훈련문제는 그 자체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북핵선제불사용선언 대북적성국규정완화 대북수출및 경협제한철폐등의 기존 방침과 연계돼있는 만큼 TS훈련을 유보한다는 한미간의 공식선언은 북한에 3단계회담의 과실을 예상할수있게 한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는 대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이날의 미북합의는 지난해의 합의가 핵사찰을 위한 미―북―IAEA간의 약속들을 규정한데서 한걸음 나아가 미―북―한국간의 관계가 명확하게 정리됐다는 부분이 의미있게 평가되고있는 대목이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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