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통자 누구냐” 또다른 에임스 찾기 러시아의 첩보원으로 암약한 미중앙정보국(CIA)고위관리 알드리치 에임스(52)의 이중간첩사건은 동서냉전붕괴 이후 더욱 치열해진 강대국간의 첩보전과 함께 베일에 가려있는 비정한 스파이의 세계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있다.
미수사당국의 조사결과 이중간첩 에임스는 지난85년부터 93년까지 구소련과 러시아에 CIA극비정보를 흘려 러시아에서 활동중이던 미국의 소련인 정보원 10명이 러시아의 정보기관에 적발돼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에는 미연방수사국(FBI)이 지난 80년대 후반 고용한 KGB요원이자 전주미소련대사관직원 2명과 미국스파이 색출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러시아정보기관의 고위관리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숫자는 앞으로 피해규모조사가 진행되면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에임스가 전소련지역담당자이긴 하지만 이들의 명단을 알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CIA내에 제2의 에임스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제임스 울시CIA국장은 24일 미하원 정보위에 출석, 이같은 우려를 인정하고 『현재 CIA내에서 스파이 색출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이번 사건은 미국정보기관내 보안업무의 허점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CIA는 내부의 변절자를 찾기위해 현재 5년마다 한번씩 직원들을 대상으로 거짓말탐지기시험을 하고있다. 그러나 에임스는 스파이활동을 시작한 지난 85년이후 2번이나 거짓말탐지기테스트를 받았지만 매번 무사통과, 이 검사가 별 효력이 없음을 드러냈다.
결국 에임스사건은 조사가 진행될수록 미국이 그동안 러시아를 무대로 펼쳐왔던 첩보공작의 단면만을 드러내 보인 셈이다. 이같은 첩보전의 세계를 누구보다도 잘아는 러시아가 에임스사건 이후 외교공세를 강화하고있는 미국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러시아의 주요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사실이라면 「모스크바정보기관의 승리」라며 축포를 쏘고 있어 미국의 자존심을 더욱 건드리고 있다.【김상우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