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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문화 개방과 대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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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문화 개방과 대비(사설)

입력
1994.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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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일본문화를 단계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문화체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일본문화가 국내에 미칠 영향등을 6월까지 조사, 그 결과와 국민여론을 토대로 단계적 개방시기를 결정하겠다는것이다. 정부가 밝힌 3단계 개방방안은 아직 대비책에 불과하다지만 정부가 이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한 자세는 평가할만하다. 공로명주일대사가 1월31일 「이젠 일본문화를 받아들이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고 이 문제를 제기했을때 찬반양론이 있었으나 국민들은 의외로 차분했다. 이같은 국민의 성숙도는 몇년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것이었다. 그만큼 국민들에게 자신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이 문제가 처음 떠올랐을 때 소극적이었던 정부가 태도를 20여일만에 바꾼것도 국민들의 자신감을 깊이 읽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어떤 수용환경을 마련하느냐가 중요하다. 서두르지 말고 시간을 갖고 사전정지작업을 철저히 해야한다.거의 반세기동안 미루어온 미묘한 문제를 짧은 기간에 조사해 판단한다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정부가 밝힌 3단계안은 폭넓은 여론수렴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보완함은 물론 개방하게되는 경우라도 단계마다 여론을 묻고 반응등을 조사 분석해 국민들에게 있는 그대로 알리고 협조를 구해야한다. 정보를 그때 그때 공개하면 국민들도 충격을 덜 받고 이에 대비하게 된다.

 이와 함께 일본문화를 받아들이게 됨으로써 파생할 문제에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저작권문제를 비롯, 저질대중문화수입, 무역적자에 이은 문화산업역조등의 문제가 생길것이 예상된다. 일본은 한국의 문화시장개방을 예상해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한국이 세계저작권협약(UCC)에 가입하기 전에도 한국의 가요나 저작물의 저작권을 보호하는등 사전정지작업에 철저했다. 앞으로의 저작권문제는 UCC협약에 따라 처리하면 되겠지만 그동안 무단으로 사용한 일본만화를 중심으로 저작권의 소급처리문제가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문화의 개방시기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쳐야 할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나라시장의 문을 닫았기 때문에 일본문화시장 진출에 소극적이었고, 물밀듯이 밀고 들어오는 일본문화를 방어하는데만 급급했다. 이젠 그 위축감과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우리문화의 경쟁력을 하루 빨리 길러야한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우리문화를 일본에 수출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이런 자신이 생겼을 때 단계마다 대응력을 점검하면서 문을 조금씩 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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