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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국회답변 달라졌다/원고낭독보다 소신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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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국회답변 달라졌다/원고낭독보다 소신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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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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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의원들 “강의같다” “오만하다”불평/정부총리는 「수위」넘어 사과 해프닝도 이회창 정재석 최형우 이병태. 지난날의 이력을 들춰보거나 평소의 언행,성격적 특성으로 미뤄볼 때 이들은 자타가 공인하는 강골들이다.

 이들을 주요자리에 포진시킨 새내각이 5일간의 첫 국회등단을 끝내자 답변태도와 내용을 놓고 그어느때보다 화제가 무성하다.

 『어쨌든 사리가 분명해서 좋다』『여기저기서 추켜올리니까 지나치게 오만해졌다』『답변을 하는 건지 강의를 하는 건지,또 의원들을 상대로 대국회질문을 하는 건지 분간이 안간다』『스스로를 내각의 일원이라 생각하기보다 독립된 투사처럼 여기는듯 해 아슬아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야의원들과 국회관계자들이 쏟아놓는「인상기」는 이처럼 줄을 잇는다.

 새내각의 답변자세가 과거와 다르다는 느낌은 19일의 정치분야 질문·답변에서부터 나타났다.이총리와 최내무장관은 밑에서 써준 답변초고를 들고 나왔지만 이를 낭독하기보다 자신의 언어로 소화해 답변하려 했다.

 특히 이날 유인태의원(민주)이 민청학련사건의 성격규정등에 대한 총리의 분명한 입장을 요구하며『과거 민주화시위과정에서 어쩔수없는 폭력을 누구보다 많이 경험했을 내무장관이 UR농민시위의 결과적인 폭력양상만 매도할수 있느냐』고 보충질의를 했을때 이들의 진면목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때 이총리는 검사였던 가친이 해방직후 억울한 옥살이와 고문을 받았던 개인적 체험까지 인용해가며『개인적으로 민청학련사건의 진상을 알고 있으나 대법원확정판결이 난 사안을 총리입장에서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어려운 입장을 토로했다.또 최내무도 유신치하에서 자신이 당한 고문등을 설명하며『문민정부에서는 목적이 정당한 만큼 이를 표시하는 수단도 합법적이어야 한다는 취지가 본인의 성숙치 못한 말투로 와전됐다』고 답변했다.

 외교 안보분야를 다룬 둘째날 이총리는 목소리가 너무 가라앉아 있다는 야당의 불평을 의식한듯 음량을 크게 높여 눈길을 끌었고 이국방 역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그는 1시간여의 답변말미에 『이 자리를 빌려 60만장병들의 간절한 소망과 결의를 전하고 싶다』고 전제, 『장병들은 자신들의 노력이 올바르게 평가받기를 원하고 있으며 봇물처럼 터진 군비리문제를 최단시일내에 시정할테니 더 이상 군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토록 해달라』고 「탄원」했다.

 하지만 지나친 소신이 결국「일을 내는」장면도 있었다. 정경제부총리는 22일 물가문제에 관한 대통령의 공약문제가 제기되자『정치인의 공약은 공약일뿐이고 목표와 실적은 언제나 차이가 나게 마련』이라고 정치논리와 행정논리를 이분화한뒤『현실여건에 따라 신축성을 갖는게 행정의 본질』이라고 수위를 넘어섰다가 다음날 이를 사과하기도 했다.  

 UR협상과정이 쟁점이 된 23일 「한미 쌀개방 사전 밀약설」이 주장되며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주장이 나오자 이총리는『나로선 외무장관의 보고를 믿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 우리 관료들이 어떻게 미국이익을 먼저 생각하겠느냐』고 항변하듯 응대하기도 했다.

 새내각의 이같은 답변자세가 진일보한 것인지,아니면 소신이 지나친 오만함인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 그러나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국회대정부질문관행에 긴장과 생동감을 불어넣는「조용한 변화」가 일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려운것 같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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