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려낼것은 단호히 도려내겠다” 개혁사정 포문/“돈가진 사람 고통”에서 “청부존중” 점차 변화/“우째 이런일이…”“와이래 썩었노” 유행어 창조 「우째 이런 일이」라는등의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YS시리즈」류를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반열에 까지 오르게 한 김영삼대통령은 재임기간중 가장 재미있는 「어록」을 남긴 대통령이 될것같다. 대통령의 말은 그대로 국정운영의 척도가 되기 때문에 특유의 화법을 구사하는 김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비상한 관심속에 숱한 화제를 낳기도 했다.
○…김대통령이 지난 1년동안 가장 많이 강조한것은 변화와 개혁이었다.
김대통령은 지난해 2월25일 취임사에서 『단호하게 끊을것은 끊고 도려낼것은 도려내야 한다』고 선언함으로써 개혁사정의 포문을 열었다.
김대통령은 『제2의 건국을 하는 심정』(4월27일 부산순시중)으로 개혁을 밀고 나갔으며 『자전거를 탄 사람이 넘어지지 않으려면 계속 페달을 밟을 수밖에 없다』(4월27일 현충사 참배후)고 자전거에 비유, 중단없는 개혁추진론을 폈다.
김대통령은 정경유착등 부패척결을 위해 『앞으로 재임 5년동안 기업은 물론 어떤 사람한테서도 단 1전도 받지 않겠다』(3월4일 취임후 첫기자회견)고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였다.
김대통령의 개혁을 가장 실감나게 한것은 역시 군조직들에 대한 일대 수술이었다.
지난해 3월8일 김대통령은 장성교체인사 직후 소집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어떻노, 다들 놀랬재』라며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하나회 장성들을 배제하는 일련의 군인사 과정에서 군일부의 반발이 있다는 언론보도에대해 김대통령은 『군에서 반발한다는데 반발할 사람이 누가 있어요. 옷벗기면 그것으로 끝이지』라고 일축(5월4일 언론사사회부장들과 오찬), 군통수권자로서의 위엄을 과시하기도 했다.
○…공직사회에 일대 파란으로 이어진 재산공개와 정치개혁에 관한 김대통령의 말도 많은 화제를 낳았다.
김대통령은 『재산공개와 관련해 진정으로 참회하는 사람을 보지못했다』(4월1일 민자당중앙상무위)고 질타하면서도 재산이 적은 한 차관에게는 『니 재산이 되게 적데. 재물 욕심 내지말고 살아래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정치개혁과 관련, 그는 먼저 『민자당은 눈물과 땀을 흘려야 한다. 그 눈물은 회개와 참회의 눈물이어야한다』(3월23일 민자당 신임실국장 임명장수여식)고 민자당에 개혁을 요구했다.
김대통령은 지난해 8월12일 금융실명제를 단행하면서 『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매도되어서는 안된다. 청빈보다는 청부가 더 존중받아야한다』(9월7일 공직자재산공개관련)고 점차 부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변화를 보여주었다.
김대통령은 『12·12는 하극상에 의한 군사쿠데타적 사건』(5월13일 대변인 발표) 『오늘의 정부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상에 서있다』(5월14일 특별담화) 『5·16은 분명히 쿠데타이다. 우리의 역사를 후퇴시킨 큰 시작이었다』(6월3일 취임 1백일회견)등 일련의 과거사에 대한 성격규정을 내놓아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대통령직을 걸고 쌀시장개방을 막겠다고 공약했던 김대통령은 지난해 12월9일 대국민사과담화를 통해 『문을 닫고 지키는 쇄국보다 문을 열고 나가는 개국이 우리민족의 나아길 길일 수밖에 없다』고 곤혹스런 입장을 토로했다.
○…김대통령이 지난 1년동안 남긴 숱한 말중에는 그 특유의 어법등으로 시중의 화제에 오르거나 일대 유행어바람을 일으킨 표현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4월 개혁사정 선풍속에 급기야는 자신의 최측근인 최형우 당시민자당사무총장이 아들의 부정입학관련 시비로 사임하게되자 김대통령은 『우째 이런 일이…』라며 안타까워했는데 이 말이 대유행을 탔다. 김대통령이 개혁관련 보고를 받고 『와 이래 썩었노』라고 놀라워했다는 표현도 인구에 회자됐다.
김대통령의 남은 4년의 임기가 어떠한 어록으로 채워질지 궁금하다.【이계성·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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