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지연 등 잡음 거의없어/신탁 신상무 컴백 하룻만에 사표 ”파문” 조흥 신한 동화 한일 제일은행의 주주총회가 23일 끝남에 따라 올해 시중은행의 주총이 대동은행을 제외하고 막을 내렸다. 김영삼대통령의 「인사청탁자 명단공개」지시등 그 어느 때보다도 자율성이 강조된 이번 시중은행 주총은 예년에 볼 수 없던 몇가지 특징을 보였다. 우선 임원 선임이나 승진등을 둘러싸고 학연 지연등 「뒷 이야기」가 거의 없었으며 그러다 보니 인사에 있어 은행장의 권한이 대폭 강화돼 예년에 볼 수 없던 외부인사 영입이나 상무 3연임이 있었고 초임임원들이 많이 은행을 떠나는등 은행인사자율화의 폭이 대폭 넓어졌다. 특히 이례적이었던 것은 은행을 떠났던 임원이 다시 복귀했던 것. 서울신탁은행 신규태상무의 경우는 선임후 하루만에 물러나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많은 뒷말을 남기기도 했다. 뛰어난 영업실적이 평가돼 이날 신한은행 전무로 선임된 박용건 신한리스대표이사와 극히 이례적으로 상무를 3임하게 된 신한은행의 강신중상무와 같은 경우는 앞으로 다른 은행의 임원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임원수를 줄이는 감량경영과 세대교체, 국제업무통의 중용등이 이번 주총에서 눈을 끌었던 대목이다.
○…올해 은행 주총의 최대 사건은 서울신탁은행의 신규태상무 파란. 이 은행 상무출신의 신상무는 22일 주총에서 신임 손홍균은행장에 의해 전격적으로 선임됐으나 주변의 비판적인 시각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하루만에 사의를 표시했다. 신상무의 등용은 물러난 임원이 다시 임원으로 재선임되기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우선 관심을 모았으나 이와 함께 상무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으며 손행장의 대학후배로 행내 파벌을 조성하는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됐었다.
손행장은 23일 『신상무가 물의를 일으킨 상태에서 근무를 못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사표를 처리할 방침이며 충원은 안하겠다』고 말해 서울신탁은행의 임원수는 13명으로 2명이 줄었다. 손행장은 『은행을 빨리 정상화시켜야겠다는 생각에서 부실채권처리에 밝은 신상무를 선임했으며 단독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동화은행 주총은 지난해 안영모전행장구속이후 불이산업사채조성사건, 충남방적불법인출사건, 장령자씨어음사기사건등 대형금융사고에 빠짐없이 연루됐던 경위와 경영진의 무능·무책임을 질책하는 이북출신 주주들 성토가 강했다. 일부 주주들은 전임원사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총회도중 발언권을 요청하며 단상으로 돌진, 이를 막는 청원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는등 개회초반부터 아주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동화은행은 이날 이재진행장후보를 신임행장으로 선임했는데 총 12명의 임원수가 2자리 줄었다. 동화은행은 결국 1년동안 은행장 교체 2번을 포함, 모두 7명의 임원이 바뀐 바쁜 한해였다.
○…신한은행은 나응찬은행장이 연임됐으며 이 은행 상무출신인 자회사 신한리스 박용건사장을 전무로 영입, 복수전무체제를 구축했다. 홍영후상무(임기만료)는 신한리스 후임사장으로 내정됐다.
제일은행의 이철수은행장과 경기은행의 주범국은행장도 이날 각각 연임됐는데 경기은행은 임원수를 1명 줄였다. 조흥은행은 은행내부업무에 밝은 이원순인사부장과 영업통인 이용원영업4본부장을 새로 이사로 선임했다.【이상호·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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