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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연기인생 62년 막내린다/내3일 고별무대「이성계의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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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연기인생 62년 막내린다/내3일 고별무대「이성계의 부동산」

입력
1994.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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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배우… 객석에서 후배 지켜볼 것”원로배우 김동원에게 무대의 막이 내린다. 오랜 망설임 끝에 떠날 때를 택하고 자신의 배역을 후배들에게 넘겨주기로 했다. 그의 나이 78세, 무대인생은 62년이다. 그의 마지막 연극은 다음달 3일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시작되는 희극 「이성계의 부동산」이다. 그를 존경하는 국립극단 후배들이 마련하고 또한 그의 삶을 높이 평가하는 한국일보사가 후원하는 이 연극은 그의 필생의 연기혼을 태우는 고별의 무대가 된다.

 그는 이 무대에 서기 위해 1년전부터 준비했다. 기도하는 심정으로 노쇠해진 육체와 희미해져가는 기억을 추스려왔다.

 『대사 외우기도 힘들 정도로 노쇠해진 걸 느끼지만 요즘은 하루 24시간을 이 연극만 생각하며 삽니다』

 「이성계의 부동산」에 참여하는 후배들의 모습도 숙연하다.

 이근삼이 대본을 쓰고 김도훈이 연출한 이 연극은 풍자와 해학을 겯들여 황폐한 사회문명을 비판한 희극이다. 복지원으로 피신해 온 한 노인이 이성계 행세를 하며 벌이는 환상여행을 통해 가혹한 현실에 적응할 수 없는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벌여야 하는 도피행각을 그리고 있다. 이 무대를 축하하기 위해 원로배우 장민호와 백성희가 우정출연한다.

 『나는 스스로 행복한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여유로운 환경, 타고난 재질과 외모, 연기를 향한 집념이 교향곡처럼 우아하게 조화되어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다.

 경기 개성에서 태어난 그는 수줍은 성격이었지만 영화·연극만 보면 피가 끓는 감수성 강한 소년이었다. 연극을 시작한것은 16세인 1932년. 배재고보 연극부 창립공연으로 올린 유진 오닐의 「고래」에 출연한것이 출발이다.

 19세가 되던 해에 그는 배우가 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 일본대학 예술과를 다닌 그는 1934년 우리 연극사에 한 획을 긋는 「동경학생예술좌」를 창립하는 등 신극운동의 선봉으로 활약했다. 이후 그는 「극예술협회」(47년) 「신협」(50년) 「국립극단」(72년)에서 당대의 배우로 60년이 넘게 우리 연극을 이끌어 왔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햄릿, 혹은 춘향전의 이도령등 수많은 모습과 개성으로 우리의 가슴 속에 자리잡고 있는 명배우이다. 무대를 내려서지만 그의 이미지와 흔적은 이미 우리 연극사에 깊고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연극을 떠나지만 연극을 잊어버리는것이 아닙니다. 언제나 객석에 앉아 후배들을 지켜보는 참다운 배우가 되겠습니다』

 마지막 무대에 오르는 노배우의 다짐이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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