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둘에 은메달 하나―. 현지시간으로 2월22일은 한국의 날이었다.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1천서 김기훈과 채지훈이 1∼2위, 여자3천릴레이서는 김소희 전리경 원혜경 김윤미등 10대 소녀 4인조가 우승하여 북유럽의 하늘아래 태극기가 두차례나 힘차게 휘날렸고 애국가가 흰눈덮인 산마루에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세퍼레이트레이스로 벌어지는 롱트랙의 단조로움을 보완하여 아기자기한 코너웍과 선두경쟁의 묘미를 가미한 쇼트트랙은 70년대이후에 개발된 스피드스케이팅의 새종목으로서 92년알베르빌대회부터 동계올림픽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한국은 정식종목이 된 이후 실시된 5회의 쇼트트랙경기서 4경기를 석권하고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차지함으로써 세계최강임을 과시했다. 알베르빌대회2관왕인 김기훈은 올림픽2연패로 금메달1개를 추가해 여자양궁의 김수녕에 뒤이어 올림픽3관왕에 올랐으며 쇼트트랙이 올림픽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전인 88년캘거리동계올림픽의 시범경기서도 우승했으므로 그의 올림픽2연패는 사실상 올림픽3연패나 다름없다. 여자릴레이팀의 김윤미는 각국참가선수 2천여명중 최연소인 막내둥이로서 금메달을 따냈다.
세계최강임을 다시 입증한 쇼트트랙의 남녀선수들은 대회개막 열하루만에 한국팀의 메달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키고 한국을 메달순위 7위로 뛰어 오르게했다. 백색의 제전으로 불려온 동계올림픽은 이제까지 유럽과 북미주의 백인선수들이 독무대를 이루다시피하여 아프리카주의 흑인세는 말할것도 없이 아시아주의 황인종국가들도 거의 힘을 쓰지 못해오다가 92년알베르빌대회부터 메달경쟁에 끼여들기 시작했다. 릴레함메르서도 비백인국가로 금메달을 차지한 국가는 한국뿐이며 인구대국 중국은 아직까지 노메달, 경제대국 일본도 은메달 2개에 불과하다. 남녀쇼트트랙의 금메달은 그만큼 값어치가 크다.
쇼트트랙의 약진에 비해 기대했던 롱트랙의 메달권탈락은 아쉽기만 하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한국스피드스케이팅의 정확한 위상이다. 쇼트트랙의 남녀선수들이 눈부시게 활약한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의 결과를 놓고 우리가 새삼 되새겨야 할것은 스포츠에 대한 올바른 이해다. 당초부터 지나친 기대를 해서도 안되고 결과를 놓고 지나치게 실망하거나 흥분해서도 안되는것이 바로 스포츠다. 과대포장하지도 말고 과소평가하지도 않은채 흐뭇한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고 격려하는것으로 족하다. 올림픽의 금메달은 피와 땀의 결실 이상의것도 이하의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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