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화재감지장치 49% 불량/감사원 지하철 감사결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화재감지장치 49% 불량/감사원 지하철 감사결과

입력
1994.02.24 00:00
0 0

◎터널 누수·균열점검 형식적/전동차 부품부족·정비도 불실 서울에서 운행중인 지하철의 안전도는 과연 어느정도일까. 최근 지하철2호선에서 기관사와 차장이 졸고있는 사이 2개역을 지나친 사건이 발생한 뒤 시민들 사이에는 지하철의 안전성을 놓고 여러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시민의 우려속에 23일 감사원이 서울지하철 4개노선에 대한 안전도검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이날 지하철의 안전관리실태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적지않은 문제점이 발견되었으나 전체적으론 아직까진 안전하다고 볼수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이날 감사원이 지적한 사항들은 기술적인 부분에 문외한인 사람이 보더라도 우려할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 감사각론은 문제점이 지적되지 않은 분야가 없는데 정작 감사총평은 『아직은 안전하다』이다. 각론따로 총평따로인 감사원의 발표를 그대로 믿기에 석연치않은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감사원이 낸 보도자료엔 『전동차안전도검사 및 정비가 부실할뿐만 아니라 전력공급시설과 신호통신설비의 기능이 미흡하여 잦은 열차운행중단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감사원은 『지하철 역사내의 전기안전시설이 부실하고 연기감지기등 자동화재탐지설비의 기능이 불량한 상태로 방치되고있어 전기안전사고 및 화재예방대비가 미흡하다』고 지적, 지하철에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명시하고있다.

 감사원은 통상 보도자료만 배포하던 종래의 관행과 달리 기술국장과 담당과장의 감사결과에 대한 브리핑도 사전에 공고, 감사결과가 매우 중요한 것임을 시사했다.감사원관계자들은『전날 발표한 내무부등 17개 기관의 불우이웃성금등 각종 기부금유용사건보다 더 중요한 감사결과가 될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정작 브리핑에선 예상과 달리 지하철감사결과 지적된 각종 문제점을 『공사측이 지적사항 41건중 5건은 이미 조치했고 36건은 조치중』이라고 강조하면서 감사결과의 중요성을 「애써」 평가절하하고 나섰다. 여기엔 『문제가 많았으나 이런 이유로 아직까지 사고는 생긴 적이 없다』는 지하철공사를 대변하는 듯한 의외일 정도의「과도한」설명까지 곁들여졌다. 그러면서도 감사원측은 일단 보도자료는 전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일단 감사원의 발표사항을 살펴보자. 우선 감사원은 지하철의 2천2백17곳의 17·8구간의 선로레일이 최대허용기준치보다 더 벌어졌거나 레일의 높이가 규정보다 높아 『즉각 보수해야할 구간』이라고 밝혔다. 이 구간은 서울시내 4개노선총연장 1백29의 14%에 해당한다.

 둘째는 지하철의 터널물의 균열 및 누수상태를 형식적으로 점검하고 보수공사도 임기응변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호선 이대―신촌역사의 1백4구간의 터널벽체는 방수층보호를 위한 콘크리트의 두께가 설계된 20㎝의 절반에 불과한 11㎝임에도 보수공사가 안되고 있다고 밝혔다.

 셋째는 전동차안전도검사 및 정비가 부실해 잦은 차량고장이 생긴다는것. 주요부품 1백35개를 확보하지 않아 정비대기중인 다른 전동차의것을 빼내 전동차를 고치거나 심지어 내구연한을 넘긴 부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동차 차축의 균열검사를 규정대로 하지 않거나 전동차의 브레이크슈가 닳아 규정에 미달하는데도 그대로 운행중인 점도 지적했다.

 넷째는 75개 지하철역에 설치된 열차출입문감시장치중 30개역에 설치된 장치가 위치부적정, 부족설치로 승객의 승하차시 안전사고가 많이 생긴다는 사항이었다.이밖에 표본조사한 7개역의 연기감지기 4백32개중 49%가 작동불능이어서 화재감지기능이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들어 있다.

 감사원은 『지하철에 대한 감사결과는 모두 엄연한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번 감사는 사고예방을 위한것으로 당장의 사고가 우려되는 사안은 아니며 아직은 안전하다』고 거듭 강조했다.【이동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