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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새질서는“기회와 부담”/한미21세기위 참관기/이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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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새질서는“기회와 부담”/한미21세기위 참관기/이재승

입력
1994.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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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문제 「특수관계」론 더이상 풀수없어/기업동맹 등 새차원 협력체제 모색해야 한·미관계도 이제는 냉전체제이후 새로운 질서에 맞춰 새로운 조율이 필요하다. 그 새질서가 기왕에 그려져 있는것이 아니라 앞으로 형성되어 갈것이기에 어떻게 조율해야할지 한·미양측에 다같이 부담과 기회가 되는것이다.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남게된 미국보다는 지정학적으로 『소국의 숙명』을 타고난 한국으로선 위험부담이 더 크다. 그렇다고 한국이 미국의 「종속변수」로 남아있는것이 유리하다는것이 아니다. 탈냉전의 새로운 역사조류에서 전후 반세기동안 미국과 특수관계를 형성해온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독립변수」로서 한·미간의 쌍무관계뿐 아니라 지역 또는 세계차원에서 어떻게 우호·협력과 공존체제를 유지하고 또한 대처할것인가를 부단히 탐색,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미국으로서도 마찬가지다. 분명한것은 한·미양국이 모두 기존의 「특수관계」를 이제는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없게돼가고 있다는것이다. 그러나 옛인식이나 관습, 관행은 쉽게 죽지 않는다. 한·미간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마찰이 부단하다. 지난주 이틀간(2월18·19양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렸던 한·미21세기위원회 창립총회 포럼은 한·미간의 오늘과 내일을 역사적으로 조망해본 좋은 기회였다. 이 포럼은 한국측에서 사공일세계경제연구원(IGE)이사장, 미국측에서 프레드 버그스텐국제경제연구원(IIE)이사장이 공동사회를 맡아 진행됐는데 프레드이사장의 말마따나 한·미양측정부에서는 열의를 보여줬다.

 지난17일 워싱턴 DC 윌러드 호텔에서 가졌던 리셉션에는 한국측에서 한승주외무, 미국측에서 워렌 크리스토퍼국무, 미키 캔터 미무역대표(USTR), 폴 사이먼 상원의원(민·일리노이주)등이 환영사를 맡아 창립총회에 무게를 보태줬다. 마침 북한의 핵사찰수용문제, 미·일간의 무역회담결렬등 민감한 현안문제들의 열기가 한창 뜨거운 때와 시간적으로 일치를 이루었다. 약70여명의 양측 회의참석자들은 정부, 정계, 경제계, 학계, 사회문화·언론계등 각부문에서의 상대국통들이었다. 의제는 경제·외교·안보등 폭넓게 전개됐으나 경제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늘상 그러듯이 미국측은 시장개방, 투자환경의 개선등 쌍무적인 경제문제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의 협력문제를 제기했고 한국측에서는 ▲한·미경협 ▲한국의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에의 접근과 ▲나프타및 APEC의 연계 ▲APEC에서의 대미제휴문제를 내놓았다. 미국측 참석자들의 의도적인 도발인지는 몰라도 한국시장의 개방과 외국인투자환경및 기업환경개선 요구가 과거와 다름없이 강력한것이 부각됐다. 노라 타이슨미경제자문위원회위원장은 현재 의회에서 부활문제가 거론되고있는 슈퍼 301조에대해서 『그 방향이 어디로 얼마나 갈지등 지금 논의하는것은 시기상조다』라며 『현재 의도되고 있는것은 일본을 표적으로하고 있는것이며 범세계적으로 적용되지는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슨위원장은 미·일 무역분쟁의 하나의 쟁점이 되고있는 미모터롤러사의 이동통신 시장참여문제에대해 『그것은 미·일통상현안과 별개의 문제다』며 『모터롤러사는 협정에따른 당연한 권리가 있다』고 했다. 강력한 대일응징자세다. 한국에 대해서는 회의에 참석한 전·현직고위경제관리들이 『일본과는 다르다』는 것을 말하면서도 개방경제의 확대등 한국에대한 주문이 강하기는 같은것같았다. 한·미간의 경제관계상황은 한국측에 달려있다는 자세다. 다니엘 타룰로미국무성경제담당차관보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완화, 정·경유착단절, 경제개혁등은 인상적이며 기대가 크다. 한국은 매력있는 시장처럼 보일수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미국에는 아시아에서 매력있는 거대한 제3국시장이 형성되고있다는것을 유의해야한다』고 했다. 미국측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미국기업들이 한국에의 투자를 얼마든지 기피할수 있다는것이다. 로렌스 크라우제교수(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의 비판은 매우 신랄하다. 그는 『외국기업들은 한국정부관리들이 국내기업의 외국기업들과의 제휴목적은 오로지 기술접근에 있으며 기술이 습득된뒤에는 외국기업들이 축출돼야 하는것으로 믿고있다고 추측한다』고 지적하고 『이때문에 한국에대해 중대한 기술을 주지 말아야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지한파로 알려진 그는 한국기업들이 경제성장을 지속하자면 선진국기업들과 「기업동맹」을 구축해야하는데 지적소유권보호, 정부간섭의 배제, 시장개방확대, 기업환경개선등이 선결요건이라고 했다. 한국측 정부및 기업대표들은 일부 미국측기업들의 『악의적인 중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미국기업측의 한국투자환경등에대한 불만이 높은것은 사실이다. 우리측으로서 가부간에 반응은 있어야겠다.

 타협이 실체확인에서 시작된다면 21세기위원회는 좋은 출발을 한것이다.<본보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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