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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성과와 착오/문민정부 1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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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성과와 착오/문민정부 1년(사설)

입력
1994.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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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정권의 공과를 정당하게 평가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하고 빨라도 임기가 끝난 뒤에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우리가 「김영삼정부의 치적 1년」을 되새겨 보려는것은 지난 1년동안 나라 전체에 엄청난 변화와 개혁의 바람이 몰아쳐 많은 성과와 문제점들을 함께 낳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건국이래 46년동안 단 한번도 진정한 개혁을 해본 적이 없다. 4·19혁명에 의한 모처럼의 기회는 5·16쿠데타로 물거품이 됐고 소위 5·16과 5·18 후 군사정부가 했다는것도 참된 개혁이 아니라 권력장악을 합리화하기 위한 한낱 쇼에 불과했다. 그런 점에서 문민정부가 시작한것은 국민지지속에 단행된 첫 본격적인 국정개혁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큰 것이다.

 새 정부의 개혁작업은 국가 전반에 충격과 자극을 주었고 분야에 따라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김대통령이 『단 한푼의 정치자금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을 비롯해 공직자재산공개, 금융실명제, 군사조직인 하나회 해체, 군수 및 인사비리조사, 사회부조리척결, 청와대앞길등의 개방과 안가철거, 감사원의 기능회복, 안기부의 정치개입금지 등은 소위 위로부터의 부패척결과 도덕성 회복을 겨냥한 준혁명적인 결단으로서 국민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던것이다.

 이는 수십년간 쌓여온 군사통치의 적폐와 기득권체제를 뒤흔드는 용기있는 결단이었지만 반면 적잖은 시행착오와 함께 저항을 불러 일으켰던것도 사실이다.

 즉 개혁과 사정을 혼동케 했고 사정이 미래지향적이 아닌 과거 들추기에다 형평을 상실한 표적사정의 인상이 짙었으며 또 제도에 의한 개혁이 아닌 인치라는 반발등이 그것이다.

 개혁이 확고한 철학과 방향과 수순이 없이 구호 연발 속에 오직 대통령의 결단에 의해 그때그때 전격 단행되어 많은 부작용을 초래했고 국민의 인기를 너무 의식하여 이에 편승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래서 개혁은 완전히 착근하지 못했고 한국병은 아직도 완치되지 않았다.

 문민정부의 개혁과업이 근본적 취지는 매우 타당하면서도 실행이 불진했던 가장 큰 원인은 누구보다도 개혁의 주체와 견인차가 되었어야 할 국민과 관료들과 정치권을 공감시켜 전면에 이끌어 내지 못하고 한낱 구경꾼과 보신꾼으로 만들었고 또 무기력화시킨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정부는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개혁과 변화」를 완결하자면 지난 1년간의 성과와 실패 및 시행착오를 깊이 분석하고 자성하여 성공적인 국가경영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것은 첫째 국민이 믿고 스스로 참여할 수 있게 국정방향과 개혁지속의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둘째 전격추진 대신 모든 중요사안을 국민공론에 부쳐 여론을 수렴하며 셋째 개혁과 한국병 치유는 모두 일시적 단행대신 법제로 하는 한편 넷째 성과주의 또는 여론의 지지률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아야 한다는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큰 흐름만 맡고 모든 것은 내각이 책임지고 추진케 하는것이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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