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씨 「이단논란」 훨씬후에 입교/조목사 증거인멸도 배후 의혹/검찰 “공범여부등 철저수사”
경찰은 21일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 탁명환씨(57) 피살사건이 서울 구로구 대성교회 운전사겸 잡부 임홍천씨(26)의 단독범행이라고 발표했으나 검찰이 경찰에 보강수사지시를 내림으로써 임씨의 단독범행이라는 경찰 수사에 많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지검형사3부(최효진부장검사)는 21일 탁명환씨 살해용의자로 검거된 임홍천씨에 대한 경찰수사 기록을 검토, 『임씨가 범인일 가능성은 높지만 단독범행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며 증거보강및 공범여부를 철저히 조사한뒤 구속영장을 신청토록 경찰에 지시했다.
검찰은 특히 『범행에 사용된 쇠파이프와 등산용칼의 출처등에 대한 임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이 있다』며 임씨가 공범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진술을 했는지 여부를 철저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임씨는 경찰에서 『탁씨가 계속 사이비·이단 교주라는 모욕적인 말로 우리교회를 공격하는것을 보고 언젠가 혼내주기로 결심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그러나 탁씨가 대성교회를 집중 비판한것은 80년대 중반이어서 90년부터 교회에 나간 임씨가 교회와 탁씨간의 갈등관계에 깊이 개입했을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임씨는 범행전날인 17일 탁씨를 혼내주려고 미행하다 탁씨가 직접 차를 몰다 여자 1명을 태우고 뚝섬부근으로 가는것을 보고 다음날 살해할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종교문제연구소 직원들은 『탁씨는 17일낮 남부지원 부근에서 볼일을 본뒤 하오6시30분께 사무실로 돌아왔다』며 『임씨의 진술은 날조된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임씨가 지방에서 상경, 대성교회에 머물렀던 19일 하오부터 경찰에 검거된 20일 하오까지 교회측과 사전에 입을 맞췄을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임씨의 부탁을 받고 달력을 태운 조종삼목사(32)도 운전사로 대성교회에 들어와 역시 총회신학교를 졸업, 목사안수를 받았고 평소 운전사등 교회근무 기사 20명으로부터 『형님』이라 불리며 이들의 고민상담역을 맡아온것으로 밝혀져 과연 조목사가 임씨 범행을 19일 전화연락을 통해 처음 알게 됐는지도 의문시되고 있다.
또한 조목사가 임씨의 말을 듣고 증거물인 달력을 소각시키고 이용우씨(29)에게 알리바이 조작을 지시하는등 증거인멸을 기도한 점은 이번 사건에 임씨이외에 개입된 인물이 있을것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범행정황 역시 임씨 단독범행이라고 보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임씨는 탁씨가 승용차에서 내려 아파트 2층으로 올라가는 순간 뒤따라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아파트입구를 들어서던 탁씨는 경비원 김학서씨(56)와 평소처럼 인사를 나누고 들어갔으며, 김씨는 경찰에서 탁씨 귀가시간전후 낯선 사람이 아파트로 들어가는것을 본적이 없다고 주장했다.【황상진기자】
◎용의자 임씨 일문일답/박목사 매도에 분개 범행결심/사망뉴스 듣고 “달력처리” 부탁
탁명환씨(57)피살사건의 범인으로 경찰에 검거된 임홍천씨(26·총회신학교2)는 자백후 기자들과 만나 일문일답을 가졌다.
―범행동기는.
▲탁씨가 참된 목회자의 길을 걸어가고있는 박윤식목사와 대성교회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사이비교주라는 모욕적인 말로 매도하는 것을 참고있을 수 없었다.
―범행경위는.
▲18일 하오8시께 탁씨 아파트입구에 도착, 탁씨를 기다렸다. 하오10시를 조금 넘어 탁씨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바로 뒤따라 올라갔다. 그때까지만해도 탁씨 혼자인줄 알았다. 머리를 쇠파이프로 내리치자 쓰러진 탁씨가 뭐라 말하는 것같아 내 얼굴을 기억할 것을 우려, 군시절부터 갖고 다니던 스킨스쿠버용 칼로 목을 찔렀다.
―범행후 어디로 도주했나.
▲올림픽대로를 타고 공항방면으로 가다 흑석동 원불교회관부근에서 칼을 버리고 방향을 바꿔 강릉으로 갔다. 자살할 생각이었다. 동해안을 돌아다니다 19일 밤 서울로 올라왔다.
―교회방송실 담임목사인 조종삼씨(32)에게 달력소각을 부탁했다는데.
▲탁씨가 죽었다는 뉴스를 듣고 조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탁씨살해사실을 얘기하고 기사대기실에서 마지막장을 떼낸 달력처리를 부탁했다.
―범행을 사전상의하거나 사주받지않았나.
▲절대 아니다. 성경을 공부하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신도로서 도덕적,신앙적으로 올바른 교회를 매도하는 탁씨를 없애기로 혼자 결심한것이다. 이 일로 대성교회에 누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김동국기자】
◎대검,사이비종교 단속 재지시
대검 강력부(심재륜검사장)는 21일 범죄혐의가 있는 사이비종교집단을 색출, 엄단하라고 전국지검에 재지시했다.
검찰의 이같은 조치는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 탁명환씨(57) 살해범이 「이단」으로 분류된 대성교회소속 신도임이 드러나는등 사이비종교의 폐해가 극명하게 노출된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이에따라 ▲헌금을 강요하거나 헌금명목으로 신도들의 재산을 가로채는 행위 ▲종교사업을 이유로 강제노역을 시키거나 임금을 착취하는 행위 ▲안수기도등 신병치료명목으로 구타·폭행 등을 일삼는 사이비종교집단을 일제단속, 관련자 전원을 형사처벌키로 했다.
검찰의 수사대상은 서울지검 강력부에서 조사중인 영생교를 비롯, 10여개단체에 이르는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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