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명환씨 살해범인이 범행 3일만에 잡혔다. 자칫 미궁에 빠질까봐 모두 걱정했는데 여간 다행스럽지가 않다. 사실 탁씨의 무참한 피살후 평생을 외곬으로 사이비종교 추적에 매달려온 그의 헌신에 대한 애석함이 새삼 사회적 공감을 이뤄온 터였다. 이럴때 범인을 재빨리 잡아 범행동기를 밝혀낼 수 있게 된것은 여러모로 뜻이 있다 하겠다. 우선 범인이 탁씨와 오랜 이단논쟁을 벌여 불편한 관계에 있던 대성교회의 운전사겸 잡역부라는 사실은 탁씨 살해사건의 충격적 의미를 거듭 확인시켜 주는데 모자람이 없다.
정확한 사건전모는 수사가 모두 끝나야 드러나겠지만, 일견 사이비종교시비를 둘러싼 갈등과 광신이 빈번한 테러나 법정싸움도 모자라 이제는 살인마저 불러오기에 이르렀음이 명백해진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인간의 정신적 구원을 사명으로 하는 종교의 본질에 대한 중대한 의문마저 제기한다. 구체적으로 범인이 교회관련설을 부인한다지만 전국 10대교회의 하나로 손꼽히고 전직총리등 유명인사를 신도로 거느린 그 대성교회의 목사가 범행증거달력의 일제 소각지시를 내렸음이 밝혀지고 있지 않는가.
인간을 구원하겠다는 교회가 교리다툼과 교세확장에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있고, 이제는 그 피해가 사회적으로 더 이상 묵과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고 있음은 최근 말썽이 된 영생교사건으로도 명백해지고 있다.
백백교·농화교·동방교등 종교를 빙자한 과거의 무수한 종교범죄집단발호나 불과 몇년전의 오대양떼죽음사건이 최근에 와서 영생교신도 증발이나 탁씨 피살로까지 이어져 왔음을 이제는 모두가 자각해야할 때인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의 범인 적발은 탁씨의 원혼을 달래줄뿐 아니라 우리사회가 그동안 방치해온 사이비종교의 작폐에 결연히 대처할 당위성을 보다 확실히 해주는 선언적 의미도 지녔다 하겠다.
우리나라의 신흥종교는 정치적·사회적 혼란속에서 늘어만 와 지난 70년말의 2백50여개에서 이제는 3백90여종파로 팽창해 신도수도 1백50만명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이제 당국은 지금까지의 사이비종교의 탈선·탈법에 대한 방관적 자세에서 벗어나 무고한 시민보호와 법집행에 보다 단호해야 하겠다.
시민보호와 폐해줄이기를 위해서는 교육 및 계도를 통해 올바른 종교관을 심어주는데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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