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 모양세 갖추기 “고민” 북한의 핵사찰을 위한 IAEA(국제원자력기구)사찰팀의 입북을 놓고 북한측의 가벼운 「눈치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6일(한국시간) 북한이 사찰을 수락하겠다고 밝혔을 때 IAEA는 북한대표부에 『21일에 사찰단(6∼7명)이 출발, 22일부터 사찰을 시작할 수 있도록 늦어도 18일까지는 비자를 발급해달라』고 공식요청했었다.그러나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와 관련, 『북한이 이런 저런 눈치를 보느라고 비자발급을 늦추고 있는듯 하다』면서 『제반 여건들의 「마감시간」을 고려할 때 23일 비자발급, 24일 사찰팀 빈출발, 25일 북경도착, 26일 평양도착의 수순을 거쳐 28일부터 사찰을 개시하게 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이 비자발급을 연장함으로써 예상되는 비난여론을 감수하면서도 「눈치」를 살피는 원인은 일단 22일 혹은 23일로 예상되고 있는 뉴욕에서의 실무접촉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이번의 뉴욕접촉은 미북3단계고위급회담의 일정과 의제를 다루는것이어서 마지막까지 미국측에 완전한 「재량권」을 넘겨주지는 않겠다는 의사표현으로 보고 있다.
21일부터 시작되는 IAEA이사회의 일정도 북한이 살펴야 할 「눈치」의 한 요인. 이사회는 회의시작과 함께 북한핵문제를 다룰 계획이었으나 일단 의제를 마지막으로 돌려 폐막일(23일 혹은 24일)에 논의키로 하고 북한의 「눈치」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하나의 요인은 우리 정부와의 대화재개 문제. 북한은 당초 IAEA의 사찰수용부분에서 우리측과의 대화문제를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으나 한미간의 강력한 합의로 남북대화재개를 위한 실무접촉의 시작이 3단계회담 논의의 전제조건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북한은 먼저 대화제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우리 정부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제의의 모양을 접수해야 하는 상황인것이다.
결국 북한의 비자발급은 미북접촉, IAEA이사회, 남북대화의 모양들과 연계된것이며 이들이 어떻게든 이번 주중에 결론이 날것이다. 정부당국자는 『사찰자체를 수용한 북한이 비자문제로 그들의 결정을 원점으로 돌리지는 않을것』이라며 『북경에서 평양으로 가는 중국민항이나 조선항공편이 매주 월·화·토요일에 있어 이번주 토요일이나 늦어도 내주 월요일에는 평양에 도착할것』이라고 전망했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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