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외화상」 후보 5편중 3편 올라/패왕별희 등 호평속 흥행성공도 올해 아카데미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5편의 작품중 아시아영화가 3편을 차지한 것은 최근들어 부쩍 강세를 보여 온 아시아영화가 마침내 세계영화의 주류에 합류했음을 알리는 실례이다.
세 작품은 지난해 칸영화제서 대상을 받은 중국 첸 카이거감독의 「패왕별희」(홍콩출품)와 지난해 베를린영화제 대상수상작인 앙리감독의 「결혼피로연」(대만출품)및 베트남출품작 「푸른 파파야의 향기」등이다. 「푸른 …」는 아카데미에 출품된 최초의 베트남영화로 파리에 살고 있는 젊은 베트남감독 트란 앙 훙의 데뷔작이다.
이 영화는 50년대 베트남사람들의 삶을 관조하듯 고요하게 그린 향수짙은 작품으로 지난해 칸영화제서 황금카메라상을 받았다.
아시아영화의 강세를 주도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특히 북경영화학교출신 영화인들이 주축이 된 제5세대감독들인 장이모와 첸 카이거의 영화가 각종 국제영화제를 휩쓸면서 중국영화는 아시아영화를 보는 세계영화인들의 안목을 새롭게 해주는 촉매구실을 하고 있다.
이렇게 수준높은 아시아영화들이 미국에 수입돼 호평속에 흥행서도 성공하면서 지금 미국에서는 아시아영화붐이 일고 있다. 아시아영화붐은 단순히 아시아영화의 수입차원을 넘어 아시아계 미국인과 미국내 아시아인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을 잇달아 탄생시키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기 시작한 미국내 아시아영화붐의 개막테이프를 끊은 작품은 쿵후스타 브루스 리(이소룡)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용:브루스 리 스토리」였다. 이어 홍콩감독 존 우를 수입해 만든 액션영화 「하드 타겟이 히트했고 중국계미국인극작가 데이빗 헨리 황의 브로드웨이연극이 원작인 「M 버터플라이」와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4쌍의 중국계 모녀간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 「조이 럭 클럽」이 각각 개봉됐다. 또 지난 연말에는 올리버 스톤감독의 베트남 3부작중 종결편「하늘과 땅」이 개봉된데 이어 올해들어서는 50년대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한 중국계 미국처녀(조운 첸)와 FBI요원(맷 딜론)의 비련을 그린 「골든게이트」가 선보였다.
지난주에는 뉴욕에 거주하는 중국계 미국인 토니 챈이 감독한 「병반」이 호평속에 개봉됐는데 이 영화는 뉴욕의 중국식당서 웨이터로 일하는 홍콩출신 불법체류자의 삶을 코믹하면서도 통렬히 그린 작품이다. 또 올여름에는 세 딸을 둔 대북요리사의 얘기를 담은 앙리감독의 코믹드라마「먹고 마시세, 남자여 여자여」가 개봉된다.
특히 고무적인 현상은 이 영화들이 묘사하는 아시아인들의 이미지가 매우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데이빗 헨리 황은 『전에는 아시아인들이 영화에 나왔다 하면 세탁부나 하우스보이 또는 악한등으로 묘사됐다』면서 『이같은 편파적인 고정관념을 탈피한 아시아인들의 새 이미지 창출은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라고 기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사람들이 아시아영화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는것은 『미국인들이 점차 모범이민그룹인 미국내 아시아인들에 대한 경험을 영화를 통해 발견하고자 하기 때문』이라면서 『할리우드는 바야흐로 아시아영화의 백화제방시대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미주본사편집국장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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