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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암/암·수꽃 한나무에… 악귀쫓는 열매 전설(꽃이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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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암/암·수꽃 한나무에… 악귀쫓는 열매 전설(꽃이있는 삶)

입력
1994.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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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월 대보름에 호두 밤 잣 은행과 함께 개암을 부럼으로 깨문다. 달고 고소하며 맛이 있는데다 껍질이 단단한것이 부럼에 끼인 이유겠지만 개암을 깨물어 도깨비도 쫓고 요술방망이까지 얻었다는 전설도 있으니 한해를 지켜 달라는 벽사의 뜻도 함축된 듯 하다. 

 개암은 산기슭 양지에 자생하는 낙엽활엽관목으로 2∼3씩 자라며 가을에 도토리처럼 껍질이 딱딱한 열매를 맺는다. 

 3월쯤이면 한나무에 암꽃과 수꽃을 같이 피운다. 수꽃은 지난해에 난 가지 끝에 두세씩 황갈색 이삭모양으로 늘어지면서 핀다. 주삣주삣한 붉은 색 암꽃은 가지 끝에 새순처럼 피어오르는것이 귀엽기 그지없다.

 우리나라 전역 동부 시베리아 중국북부 유럽등지에 분포한다.

 열매를 개암이라 한다. 개양이란 방언도 있고 전북에서는 깨금, 제주도에서는 처낭, 경상도는 깨암이라 했다. 진자 산백과 산반률 진률 임성과 득안등 글자 그대로 밤과 같은 맛있는 열매라는 뜻이다. 특히 득안이라 함은 영양가가 높아서 장복하면 시장끼를 느끼지 않을 뿐더러 눈이 밝아진다 하여 붙여준 별칭이다.

 시경이나 예기에 나오는것을 보면 무척이나 오랜 과실이다. 나랏님 진상품이자 구황식량 구실도 했다.

 동의보감에는 「장과 위를 보하고 건강하게 걸어 다니게 한다」고 했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날것을 깨먹기도 하고 삶거나 굽거나 찌거나 볶아서도 먹고 가루로 만들었다가 찹쌀가루와 배를 섞어 떡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밤과 같이 조리용으로도 쓰였다.기름을 짜서 식용유로도 썼다. 기력을 돕고 위를 튼튼하게 한다해 자양제로 즐겨 이용했다. 

 개암기름은 고급유로 결혼 첫날밤 신방에 개암기름불을 켜서 귀신과 도깨비들이 얼씬 못하도록 했다. 

 산림청은 83년 참깨보다 기름이 많아 유지자원 개발을 위해 재래종보다 4∼5배나 크고 품질이 우수한 터키산 개암나무의 시험재배에 성공, 대량재배로 보급을 하기도 했다.【김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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