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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도 가정도 영생교에 뺏겼다”/여비서,탁씨에 한맺힌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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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도 가정도 영생교에 뺏겼다”/여비서,탁씨에 한맺힌 증언

입력
1994.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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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입교남편 재산바쳐/회의느끼던중 갑자기 “사망”/교주가 이혼강요… 도미후 이산생활/본사 특별취재반 탁씨 동행기 탁명환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은 피살되던 날까지 영생교 피해자들을 찾아 다니며 영생교 승리제단의 비리에 관한 생생한 증언들을 수집했다.

 탁씨의 끈질긴 추적작업에 가장 결정적인 제보와 증언을 한 피해자는 유찬임씨(40·여·가명)였다.

 유씨는 오랫동안 영생교 교주 조희성씨의 비서로 일했다. 또 남편 손모씨는 영생교 총무였다. 부부가 교주와 영생교의 진면목을 속속들이 경험했다고 볼 수 있다.

 유씨는 피맺힌 증언으로 영생교의 비리를 고발했다. 많은 입증자료들도 내놓았다. 그리고 다른 피해자 가족들을 탁씨에게 소개, 비리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유씨가 영생교와 처음 「악연」을 맺은 것은 81년 1월이었다.

 유씨는 남편과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둔 단란한 가정의 주부였다. 남편은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했다. 그러나 어느 날 남편의 친구가 찾아 와 『영생교를 믿으라』고 떠들고 돌아간 것이 파멸의 전조였다.

 남편은 『사이비 교주 때문에 친구하나 잃게 생겼다』며 안타까워 했다. 『친구를 그냥 둘 순 없다』며 영생교 본부를 찾아갔다. 돌아온 남편은 『사흘만 교회에 다녀 봐야겠다』고 말했다.

 그후 남편은 전재산인 슈퍼마켓을 처분해 교주 조씨에게 바치고 가족들까지 영생교를 믿도록 강요했다. 『84년이면 종말이 오고, 영생교를 믿어야만 살아 남는다』는 조교주의 설교와 설득에 넘어간 것이다.

 유씨가족은 조교주가 정해준 승리제단 본부 인근의 월세방으로 거처를 옮겼다. 젊은 유씨는 교주의 비서로 뽑혔다. 남편은 총무를 맡아 영생교의 운영을 도맡다시피 했다.

 유씨는 오래지 않아 조씨의 말에서 허구성을 느꼈다. 지방에 지부를 만들고 교세확장을 하던 조씨는 어느 날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물었다. 『저 차는 값이 얼마냐. 이젠 나도 최고급승용차를 타야 되지 않겠느냐』 84년에 세상이 끝난다던 교주였다.

 유씨의 태도에서 달라진것을 느낀 교주는 『신앙심이 부족하니 자식들을 남에게 줘라. 누가 키우든 하나님이 보살필것』이라고 강요하기 시작했다. 유씨는 두 아들을 데리고 영생교를 뛰쳐 나왔다. 그러자 교주는 『이교도와 함께 살아서는 안된다』며 남편에게 이혼을 강요했다.

 아들이 국민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88년. 영생교 간부가 아이들에게 전도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유씨에게 『엄마는 마귀래. 아빠도 엄마가 마귀라서 떠난거래』라고 말했다.

 유씨는 영생교의 손길을 피해 아이들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에서 유씨는 끈질기게 남편을 설득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해 5월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나도 이곳에서 떠나야겠다. 미국에서 만나자』

 그러나 남편은 갑자기 연락이 끊겼고, 그해 11월 남편의 사망소식이 날아왔다.

 한국으로 달려 왔을때 친정어머니와 혼자살던 친언니가 영생교도가 됐다는 한층 충격적인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날 유씨는 탁소장을 찾아갔다. 남편의 죽음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일념이었다. 밤마다 협박전화가 걸려왔다. 『천국가는 길에 당해볼 생각이냐. 지금 하는 일을 당장 중단해라』

 그러나 유씨는 물러서지 않을 결심이다. 탁소장의 죽음은 결심을 굳혀 주었다. 이제 영생교의 비리를 속속들이 알고, 이를 세상에 고발할 사람은 자신뿐이기 때문이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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