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5명 신변보호 요청/현장서 지문채취… 영생교관련 제보잇달아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 탁명환씨(57)피살사건 경찰수사본부(본부장 서정옥서울경찰청형사부장)는 19일 이 사건이 탁씨의 영생교비리 폭로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이 종교집단 광신도들의 직접범행 또는 청부에 의한 살해가능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경찰의 이같은 수사방향은 최근 영생교 교주 조희성씨(63)가 구속된 이후 피살된 탁씨에게 협박전화가 급증했고 탁씨 피살이후 수사본부가 설치된 월계3동파출소에 이를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제보가 잇따르는 데 근거하고있다. 경찰은 이날 탁씨가 살해되기 2∼3분전 아파트 2층 복도에서 30대 초반에 키 1백80㎝ 가량의 건장한 체격인 용의자가 서성이고 있는 것을 본 목격자 김모씨(30)를 찾아내고 몽타주를 작성, 전국에 수배키로 했다.
또 이날 하오7시께 『1주일전 경기 부천시 역곡3동 영생교본부내 주차장 교회버스 주변에서 4∼5명의 젊은 신도들이 모여 「사람까지 죽여야한다니 정말 싫다」고 말하는것을 들었다. 그 말은 3∼4년전 지방 K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영생교에 입교한 최씨가 말했다』는 40대여인의 제보에 따라 부천경찰서에 최씨의 신병확보등을 긴급요청했다.
경찰은 영생교신도 5명이 19일 하오 경찰에 신병보호를 요청해옴에 따라 부천서 1명, 고양·성남서가 각 2명씩 보호하고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내부제보가 더욱 늘어날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탁씨 피살현장에서 수거한 지문 1개와 머리카락 2올, 1층 난간의 피묻은 손자국 혈흔, 범행에 쓰인것으로 보이는 쇠파이프를 싼 달력종이의 지문감식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다.
경찰은 흉기와 쇠파이프를 동시에 사용했고 급소를 정확히 찌른 점등으로 미뤄 3명이상이 치밀한 사전준비 끝에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종교연·영생교본부 주변/“테러 계속되더니 결국엔…” 애통/교단간부들 “연관없다” 홍보분주
○…탁씨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상계백병원 빈소에는 19일 새벽부터 문상희전연합신학대학원장 조용기목사등 평소 고인과 친분이 있던 교계인사등 친지 1천여명이 문상하고 애도를 표했다. 또 아태평화재단 김대중이사장, 국민일보조용우사장, 백남치의원(민자), 강수림의원(민주)등 각계인사들이 조화를 보냈다.
○…전날 탁소장과 함께 영생교회 피해자들의 진술을 듣기위해 안양에 다녀온 탁소장의 2남 지원씨(25)는 아버지가 차안에서 『어머니와 결혼30주년이 되는 다음달 3일에는 신혼여행을 못간 빚을 갚기위해 제주도 여행을 가게될것 같다. 그동안 할아버지를 잘 보살펴 달라』고 말했다고 전하며 아버지가 죽음을 어느 정도 예감한듯한 느낌이었다고 애통해했다. 미국 유학중 비보를 듣고 하오6시께 급거 귀국한 장남 지일씨(30)는 『너무 늦게 와 아버님께 미안할 뿐』이라며 오열했다. 이날 구성된 탁명환소장 장례위원회(위원장 문상희)는 21일 하오3시 적십자 동부혈액원광장에서 장례식을 치르기로 했다.
○…영생교 피해자대책위원회 회원 10여명도 하오6시부터 빈소를 지키면서 『범인은 영생교가 사주한것이 틀림없다』면서도 자신들의 이름이 보도되지 않기를 당부하는등 극도의 피해의식을 노출했다. 이들은 또 『2년전쯤 여당의 김모의원이 영생교 승리제단에서 예배보는것을 보았고, 모기관 고위관계자가 영생교를 돌봐주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검찰과 경찰이 영생교를 철저히 수사하지 못하는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중랑구 상봉동 137의15 서울오피스텔125호 국제종교문제연구소에는 19일 10명의 직원들이 정상출근, 수사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현대종교」의 한 취재기자(25·여)는 『테러나 협박이 그동안 여러차례 있었지만 막상 소장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나서는 같이 일하는 여직원 7명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다』고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직원들은 『수사당국이 테러사건이나 사이비종교에서 실종·사망사건이 터질 때마다 성의있게 수사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탁씨 피살사건의 배후세력으로 지목받고 있는 경기 부천시 영생교 본부의 신도 및 직원들은 평일과 다름없이 상오10시 예배를 본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번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지하2층 지상4층 건평1천4백평의 본부건물에는 부회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나와 언론에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펴 지금까지 언론을 기피해오던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한결같이 검찰이 이번 사건에 영생교가 연루된것으로 지목하고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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