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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센스」 브로드웨이 순수출/연극(한국문화 세계로간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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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센스」 브로드웨이 순수출/연극(한국문화 세계로간다:6)

입력
1994.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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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놀이 가락 등 삽입 재구성… “상품화 1호” 우리 연극은 1백년 가까운 신극사에도 불구하고 해외시장을 겨냥할만한 재정적·내용적인 힘이 없었다. 이런 불명예스러운 전통을 깨고 올해는 우리의 연극이 하나의 상품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원년으로 기록될만 하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공연되는 국내 연극은 연극페스티벌등에 참가하거나 현지교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이 고작이었다. 문화상품의 수출이라는 면에서 거의 내세울게 없는 실정이었다.

 지난해 12월 연극 「불좀 꺼주세요」의 대학로극장팀이 국내 연극단체로는 처음으로 관광비자가 아닌 공연비자를 가지고 미국무대에 섰다는 사실이 우리 연극의 해외진출 현황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뮤지컬 전문극단 「대중」은 3월부터 국내극단으로서는 처음으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번역뮤지컬 「넌센스」(댄 고긴작 강영걸연출)를 올려 세계시장에서 우리 연극의 상품성을 시험해보게 된다.

 미국의 이벤트 대행사인 (주)나로의 주최로 미국에 진출하는 「대중」은 연기자와 스태프들에 대한 개런티계약이 마무리됐고 원작자와 로열티문제도 해결됐기 때문에 국내연극으로서는 드물게 제대로 포장되어 수출되는 셈이다.

 「대중」은 뉴욕의 브로드웨이뿐 아니라 북미의 10개도시를 돌며 공연을 갖는데 본토에서 공연되고 있는 오리지널 「넌센스」와 경쟁하기 위해 제작진들은 사물놀이등 우리의 가락등을 삽입해 한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뮤지컬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대중」의 브로드웨이 공연과 함께 연극의 상업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연극인들의 인식변화, 연극의 상품화작업에 대한 일련의 움직임 등도 연극 세계진출의 분위기를 북돋는 일로 볼 수 있다.

 악극 「번지없는 주막」,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등 최근의 대형무대가 잇달아 성공하면서 연극인들이 자신감을 갖게된것은 물론 이를 후원하는 기업등도 투자의욕이 높아진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결성돼 「아가씨와 건달들」을 공연한 뮤지컬 전문제작단체 에이콤이 이문열희곡, 클로드 미셸 쇤베르그작곡의 대형뮤지컬 「명성황후」의 제작을 기획하는등 지금은 국제적인 작품 만들기의 열기가 어느 때보다 높다.

 에이콤의 대표이자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인 윤호진씨는 『상품을 팔기 위한 전위대는 문화이다. 문화 중에서도 공연예술이 비교적 설득력 있는 매체라는것을 생각할 때 여기에 대한 기업등의 조직적인 투자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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