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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나는 과학축제/김성호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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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나는 과학축제/김성호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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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자연과학대와 한국일보사가 공동주최한「자연과학 공개강좌」가 18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공개강좌에는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전국의 예비과학도등 1천여명이 연일 몰려들어 과학열기가 뜨거웠다. 국내에서 처음시도된 이번 강좌가 과학축제로 성공할 수 있었던것은 과학마인드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한마당이 됐기 때문이다. 단체로 참가한 고교생들은 물론 교사, 주부, 6순노인, 선천성 뇌성마비 장애인에 이르기까지 과학을 향한 목마름은 대단했다. 강단에 선 자연대교수들도 이같은 열기에 저절로 신명이 나는 표정이었다.

 어떻게 하면 딱딱하고 어려운 주제를 쉽고 흥미진진하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 고심하는 흔적도 역력했다. 참석자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제작한 1천여부의 강연요약집은 17일 하오 행사직전 순식간에 동이 나버리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서울대 자연과학대측에 『이처럼 유익한 강좌를 더 자주 마련해달라』 『연례행사로 고정화시켜주고 지방순회강좌도 해달라』는 주문도 했다.

 과학고학생들을 단체로 인솔해 온 교사는 산지식을 학생들에게 심어주었다는 뿌듯함속에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학기술분야에서 자연과학의 역할은 나무의 뿌리에 비유할수 있습니다. 줄기가 튼튼하고 잎이 무성하려면 영양분을 제공하는 뿌리가 건실해야 하듯 응용과학과 상용기술이 발전하려면 기초과학이 활성화돼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패권시대인 21세기를 목전에 두고도 우리는 잎과 줄기의 과학에만 신경을 쓰느라 뿌리의 과학인 자연과학을 도외시해온것이 사실이다.

 기업도 그동안 눈앞의 과실에만 급급한 나머지 투자회수기간이 적어도 20∼30년씩 걸리는 기초과학을 외면해왔다. 이같은 병인탓에 우리나라 기초과학은 고사위기를 맞고있다. 대학의 교육 및 연구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기업의 국제경쟁력도 힘을 잃고 있다. 기자재가 워낙 형편없어 실험실습대신 판서수업으로 대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참석자들은 이번 공개강좌를 계기로 독창적인 과학기술개발의 원동력인 기초과학을 육성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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