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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종교연구의 죽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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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종교연구의 죽음(사설)

입력
1994.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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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 탁명환씨의 피습 사망사건은 충격과 함께 안타까움에 젖게한다. 이번 사건은 그의 불행도 불행이지만 사이비종교가 테러까지 자행할만큼 우리사회에 깊이 파고들었다는데에 충격이 너무도 크다.  이와함께 그동안의 경과로 봐 탁씨의 죽음을 사전에 막을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을 떨칠 수 없다. 탁씨가 미묘한 신흥종교를 연구 조사하면서 그의 신변에 항상 불안이 감돌아 어느정도 테러를 예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평생을 독보적으로 신흥종교 조사 연구에 몸을 바쳐온 그는 신흥종교단체와 기독교이단의 현장을 적극적으로 파고들어 이들의 비리를 파헤치고 폭로해왔다. 불행을 당한 날도 모 신흥종교를 조사하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이같은 활동으로 이들 단체들의 미움의 표적이 돼있었다.  평소에도 자신에겐 항상 죽음의 그림자가 따라다니고 있다고 말했고 이를 뒷받침이나 하듯 그동안 60여차례나 테러를 당했다. 그때마다 수사는 아무런 진전도 없었고, 이에따라 탁씨의 신변위험도는 그만큼 더 높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찰당국이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탁씨의 불행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92년의 10·28휴거소동이나 87년의 오대양사건등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우리사회는 각종 사이비종교단체의 비리로 얼룩져왔다. 현재 국내 사이비종교단체는 그 은밀성과 배타성으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수 없지만 약3백90여종에 신도는 1백5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은 사회가 혼란에 빠지고 가치체계가 흔들리면 말세론과 지상천국건설을 내걸고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독버섯처럼 번져나간다. 사이비종교단체의 절반이상이 80년대이후 생겨났다는 점이 이를 잘말해준다. 

 이들은 무지한 신도들의 광신성과 맹목성을 앞세워 그들의 비리에 맞서는 사람에게 폭력으로 대항한다. 탁씨는 이들의 부도덕과 비리에 맞서다 변을 당한것이다.

 이제 그의 피살로 생긴 공백을 기성교단이 정부의 협조로 메워야 한다. 기성교단은 그동안 「종단이기주의」에 빠져 사이비종교문제는 개인에게 맡기고 있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기성교단이 제구실을 하고 소외계층을 포용해 영혼의 안정을 찾아주었더라면 지금처럼 사이비종교가 만연하지 않았을것이란 반성에서 사이비종교문제에 앞장서야 한다. 신흥종교연구를 보다 체계화하고 그 실태를 국민들에게 알려 그들에게 홀려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예방하는 일에 협력해야 한다. 그 실태를 있는 그대로 알리는 만큼 신흥종교의 번식을 막는 확실한 방법도 없다. 이번사건을 사이비종교 정리의 계기로 삼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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