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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첫 희곡 썼다/명성황후 시해사건 다룬 「여우사냥」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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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첫 희곡 썼다/명성황후 시해사건 다룬 「여우사냥」 완성

입력
1994.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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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시대에 가장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소설가 가운데 한 사람인 이문렬씨(46)가 비극적인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다룬 희곡 「여우사냥」을 완성했다. 「세계의 문학」 봄호에 발표될 이 희곡은 그가 문단데뷔 17년만에 처음 쓴 희곡이다. 시해 사건 1백주년을 맞는 내년 뮤지컬로 공연될 예정이기도 한 이 작품은 노래를 염두에 둔 리드미컬한 대사와 작가 특유의 입심으로 희곡작가로서의 또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우사냥」이란 제목은 시해사건을 일으킨 일본 낭인들의 이 사건에 대한 암호명이었다.

 「여우사냥」은 이 무도한 시해사건의 주범이었던 미우라(삼포오루)의 석방으로부터  시작돼 1894년부터 1년 동안 어둡게 전개되는 조선의 정국을 그리고 있다.

 1894년 동학혁명을 일으킨 농민들은 외세배척과 제도혁파를 외치지만, 조정에서는 이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 왕족의 목숨을 부지하는 것조차 힘든 시기에 명성황후와 대원군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쓰러져가는 국가의 기강을 세우려 노력한다. 희곡은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 작품은 고종을 사려깊고 현명한 군주로, 황후와 대원군은 서로 경쟁하면서도 신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묘사하는 등 종래의 통념과는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작가는 『황후, 대원군, 고종등 한말 역사를 주도했던 인물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기보다는 결과야 어쨌든 이 사람들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다.

  연출자 윤호진씨의 권유로 작품을 쓰게 된 그는 지난해 2개월 동안 런던과 뉴욕에 체류하며 17편의 유명 뮤지컬을 관람했다.  당시의 기록을 모으고 자신이 황후를 이해하고 친해지는 시기를 거쳐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인 집필을 했다. 그는 이번에 처음 희곡을 썼지만 자신의 소설 「사람의 아들」과 「들소」는 희곡으로 직접각색한 적이 있다.

【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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