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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의 2중충격/홍선근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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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의 2중충격/홍선근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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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 주초부터 2박3일간 농인의 삼성연수원에서 합숙연수를 받고 돌아온 정부 각 부처의 1∼4급 간부공무원들은 거의 예외없이 이중의 충격을 받았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몸으로 직접 기업의 변신실태를 겪어보니 듣던 것보다도 훨씬 빠르게 기업이 저만치 앞서가고 있음을 생생하게 실감했다.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내용은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충격은 놀라움으로 나타난다. 아울러 공무원들이 재벌의 집단적 피교육생으로 전락한 현실에 대해서도 연수자들은 또다른 충격을 받았다. 내부의 자율변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외부충격에 맡겨지게 된 자신들의 처지가 쓰라린 충격이 되어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이 충격탓에 참가자들의 얼굴엔 놀라움과 함께 서글퍼하는 표정이 뒤섞여 교차하고 있다. 두번째의 충격을 둘러싸고 연수자들뿐만 아니라 공무원들 사이에서, 또 사회일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자신들이 입안, 시행하는 정책의 대상에 불과했던 기업들에 이번엔 거꾸로 연수를 받는 대상자로 「전락」했다는 내용의 충격이라면 괜한 자존심의 문제로 끝날 수도 있다. 상황은 좀더 미묘하고 복잡하다. 기업의 선진적인 변신의 현장을 사실확인하는 것에 대해서는 연수자중 누구도 이의가 없다. 

 그러나 이번 연수는 단순한 사실확인이 아니라 공무원들의 마음과 자세를 곧바로 「대기업처럼」 바꾸라는 메시지를 추가로 갖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다. 대기업은 「이윤추구」라는 홑눈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반면에 공무원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고소득층 저소득층등 국민을 구성하는 다양한 집단의 시각을 한꺼번에 종합적으로 갖춘 겹눈을 가져야만 한다. 

 한 참가자가 이번 연수에서 공무원들에게 대기업의 홑눈을 가지라는 「위험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고 서글픔과 아울러 우려를 표명한 것은 정부나 기업 양쪽에서 고의적으로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일리가 있다. 또 5차에 걸쳐 이번 연수가 끝나고 나면 자칫 『기업은 옳고 공무원은 틀리다』라는 결론이 남을 수도 있다. 공무원이 틀리고 문제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대안이 기업, 재벌일 수는 없다는 사실을 양쪽 모두가 새삼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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