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관세 사용 위협강도 높여/슈퍼 301조 발동은 피할듯/양측 모두 위험부담 불원… 막판타협 전망 미일간 무역전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간 포괄경제협상의 결렬이후 형성된 한랭기류가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미일 전면무역전쟁 발발이란 최악의 시나리오마저 대두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89년부터 벌였던 지루한 대일 경제구조조정협의과정의 마지막 담판이었던 지난주 포괄경제협상이 결렬된데 대해 전례없는 좌절감을 표시하며 앞으로 물불을 가리지 않을듯한 태세다.
미국은 고위관리들이 나서 슈퍼 301조등을 언급하며 사실상의 대일 선전포고를 한 상태이며 이에 대해 일본도 호락호락하지 않게 맞불작전을 펴고 있다.
미국의 대일 보복은 이미 가시적인 단계에 돌입한 느낌이다. 미정부는 지난 16일 미키 캔터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일본이 89년 미국과 체결한 셀룰러폰(휴대용 전화기)협정을 위반, 보복관세 부과등 구체적인 제재조치를 발동할것』이라고 공식 선언함으로써 포괄경제협상 결렬이후 수사에 머물러 있던 대일 보복위협을 실천과정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휴대용전화기에 관한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이미 예정된 협정이행 평가스케줄에 따른것으로 포괄경제협상 결렬과 직접 연관은 없지만 CNN등 대부분의 미언론들은 이를 미일 무역전쟁의 서막으로 평가하며 제2, 제3의 후속조치 가능성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일등 국제통상전문가들은 앞으로 미국이 취할 대일보복 노선의 가능성을 여러갈래로 분석하고 있다. 그중 가장 설득력이 있는것은 단계적·부문별 접근방식의 무역제재 수순이다.
대일 수입제품중 미국의 무역적자에 큰 주름살을 주는 특정 상품을 몇개 골라 통관강화 덤핑판정 보복관세부과등의 방법으로 위협의 강도를 서서히 높여가면서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려 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단계적 선별적 제재는 미국이 과거 유럽 중국과 무역분쟁때 사용해서 상당히 효과를 봤던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번에 슈퍼 301조 부활등 무차별적인 과격한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은 희박할것으로 보고 있다. 클린턴대통령등 미고위관리들이 잇달아 『슈퍼 301조를 비롯해 어떤 수단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로 감행될 공산은 별로 없다는 견해다. 슈퍼 301조의 부활 및 대일 발동은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의미하며 이 경우 미국입장에서도 국제사회 및 자국정치문제등과 맞물려 큰 위험부담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는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미일 무역마찰문제는 미 주도하에 양국의 물밑 협상을 통해 일본시장 개방폭에 대한 대략적인 수위가 정해지고 그 선상에서 외견상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한동안 계속되다가 결국 양측이 서로 체면을 살리는 수준에서 양보·타협안이 이루어질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견해다. 이는 국제정치·안보상 이해일치를 향유하는 양국이 경제논리에 의해 관계가 손상되는것을 무엇보다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것이다.【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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