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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주도국 위상확보 포석/김 대통령 내달 일·중 연쇄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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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주도국 위상확보 포석/김 대통령 내달 일·중 연쇄방문

입력
1994.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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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등 안보협조 모색/일본과 「문화수입개방」 논의여부 큰 관심/중국선 경제협정체결 실리확보도 노려 김영삼대통령의 오는 3월 일본·중국 연쇄방문은 탈냉전이후 동북아 질서재편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데 우선 그 뜻이 있다. 나아가 아태지역에서의 주도적 위치확보를 위한 포석이라고도 볼 수 있다. 특히 북한 핵문제가 전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와 함께 김대통령이 추구해온 경제실리외교가 시험받는 무대가 될게 분명하다. 김대통령은 올해 국정목표를 국가경쟁력 강화로 정하고 이를 위해 세계 어느 곳이라도 달려 가겠다고 한바있다. 이번 양국 방문은 바로 그 시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본은 경제력에 걸맞는 정치대국화의 목표아래 사실상 한국과의 관계강화를 그 발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중국 역시 무서운 성장속도로 우리를 위협하기 시작한지 오래다. 따라서 우리가 북한 핵문제의 해결등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이들 두 나라의 협력을 얻어내는 한편으로 경제적 실리를 극대화 한다는게 어려운 일일 수 밖에 없는것이다.

 정종욱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김대통령의 일·중 양국방문에 대해 『결코 모양새 갖추기에 그치지 않을것』이라고 밝혀 청와대도 김대통령의 양국 방문이 쉬운 「여정」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대통령의 일본 방문에서는 경제협력문제외에도 문화교류증진문제가 중요한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한일 양국정상은 지난해 11월 경주회담에서 과거사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토대로 한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재정립을 약속했었다. 이미 호소카와일본총리는 14일 김대통령에게 자신의 방미결과를 설명하는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일본국비유학생 수를 현재의 1백명에서 2백명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김대통령도 양국간 청소년교류 활성화의 필요성에 관심을 표명해왔다.

 그렇지만 실질적인 관심사는 지난번 공로명주일대사가 제기한 일본문화수입개방론을 계기로 다시 일었던 논란이 이번 김대통령의 방일을 통해 방향을 잡아갈지 여부일것이다. 과거사문제는 경주 정상회담에서 일단락됐고 이제 모든것을 일본측 의사에 맡긴다는게 우리 정부 입장인만큼 다시 크게 이슈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아직은 미묘한 문제인 아키히토 일왕의 방한문제를 일본측이 공식거론할지가 주목된다.

 중국방문에서도 북한 핵문제등 외교 안보분야 못지않게 경제·문화교류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를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항공협정등 몇가지 양국간 경제협정체결에서 우리가 실질적인 과실을 취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 양국의 문화예술교류문제는 상당한 진전을 이룰 전망이다.

 김대통령의 일·중 방문은 각각 호소카와총리와 강택민국가주석과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다지는데도 기여할것이다. 김대통령은 호소카와총리와는 물론이고 강택민주석과도 지난해 11월 시애틀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지도자회의 당시 정상회담을 가진 구면이다. 그러나 국제관계는 정상간의 친분도 물론 큰 몫을 하지만 그보다는 역시 자국의 국가이익을 최우선 목표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김대통령이 일본과 중국방문에서 원래의 목표를 이룰지 주목되는것도 그때문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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