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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평화해결 “실낱기대”/세르비아 무기 철수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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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평화해결 “실낱기대”/세르비아 무기 철수따라

입력
1994.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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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민족 러시아 적극중재 주효/“공습회피용” 서방선 경계눈초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공습시한 최후통첩으로 전운이 감돌던 보스니아 사태가 일단 한고비를 넘길 조짐이다.

 나토가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는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는 공습시한(21일 0시)을 만 사흘 앞둔 17일 주크산과 루카비차등 사라예보 외곽에 배치했던 중화기를 대대적으로 철수함으로써 나토의 요구에 순순히 응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나토공습이 불필요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세르비아계가 이번 중화기철수 조치를 결행한데는 러시아의 설득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옐친러시아대통령의 밀명을 받은 비탈리 추르킨특사는 이번주초부터 밀로세비치 세르비아대통령과 라도반 카라지치 세르비아계 지도자등을 연쇄적으로 접촉하며 중화기철수를 종용, 이들의 승낙을 받아냈던 것이다.

 러시아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선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러시아는 나토의 세르비아계 공습을 강력히 반대해 왔다. 같은 슬라브족 계통인 세르비아계와 민족 역사 문화 종교면에서 오랜 유대감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또한 지난 1월 나토정상회담에서 결의된 「평화를 위한 동반관계」를 통해 옛동구권에 대한 영향력을 어느정도 인정받은 까닭에 발칸지역에 대해서도 자국의 「입김」을 계속 유지하려는 속셈을 지니고 있다. 한마디로 「발칸반도는 우리 영향력하에 있다」는 발상이다.

 그러나 서방측은 러시아의 적극 중재를 환영하면서도 여전히 세르비아계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세르비아계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정전협정등을 깨온 것을 봐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나토의 일반적 입장은 『이번에 공습하지 않으면 나토는 공신력을 잃고 그야말로 종이호랑이로 전락할 것』이라는 점으로 요약된다. 때문에 세르비아계가 조금이라도 철수약속에 불성실한 조짐을 보일 경우 나토가 공습을 단행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그러나 세르비아계측은 어떻게든 21일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 나토의 요구에 따를것이다. 우선「급한 매」를 피하고 보자는 계산 때문이다. 

 현정황을 따져볼때 지난 22개월간 끌어온 보스니아사태가 정리국면에 돌입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보스니아내 각분쟁세력을 배후조정하는 세르비아 크로아티아등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를 정리해야 하는등 풀어야할 과제들이 아직 산적해 있다. 이런면에서 「세계화약고」발칸의 화염이 완전 진화되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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