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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섬유통신망 이용/소리·그림 동시전달/미서 추진「정보고속도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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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섬유통신망 이용/소리·그림 동시전달/미서 추진「정보고속도로」란…

입력
1994.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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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쿠퍼티노시선 이미 가동중/1초에 백과사전 한질분량 전송/TV이용땐 500개채널까지 가능 쿠퍼티노시의 몬타 비스타고교는 최근 아주 중요한 손님을 맞이했다.미국이 21세기를 겨냥해 건설에 착수한 정보의 초고속도로 구축을 책임지고 있는 앨 고어부통령의 방문이었다.

 고어부통령은 몬타 비스타고교에서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학생들과 함께 「인터네트」를 통해 다가올 미래사회의 모습을 시범적으로 보여주었다.

 2학년생인 펠리카 추양(17)은 부통령에게 『남극의 과학자와 얘기를 나눠보시지요』라고 권했다. 펠리카는 이미 인터네트를 활용, 남극의 맥머두 사운드에 있는 미국립과학재단의 과학자 크리스 매키와 친구가 된 사이였다.  고어부통령이 『여보세요 매키박사, 나 부통령입니다. 반갑습니다』라고 먼저 인사를 보낸뒤 활화산 에레버스의 움직임에 대해 물었다. 크리스는 『오늘 연기를 조금 뿜었습니다. 눈 쌓인 산의 경치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라고 답례를 보내왔다.

 인터네트는 한국에도 가입자가 꽤 있지만 학교단위로 가입해 교육에 활용하기는 몬타 비스타고교가 미국에서도 처음이다.

 정보 고속도로의 주창자인 고어부통령이 쿠퍼티노시를 방문한것은 지난해 가을 「시티네트」참관에 이어 두번째이다. 정보고속도로에 쏟는 미국정부의 열정이 어느정도인가를 나타내준다.

 쿠퍼티노시가 정보고속도로의 첫 걸음마인 「시티네트」와 「인터네트」서비스를 미국내 어느 지역보다 먼저 가동하게 된데는 실리콘 밸리가 보유하고 있는 첨단 기술과 시통신망의 50%가 이미 첨단광섬유로 대체됐다는 점이 배경이 되고 있다.

 「일렉트로닉 하이웨이」로도 불리는 정보고속도로는 첨단 광섬유 통신망으로 학교 기업 연구소및 정부와 각 가정을 하나로 묶는 대역사이다. 클린턴행정부는 이를위해 향후 4년간 50억달러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해놓고 있다. 이와함께 반독점금지법등으로 묶여있던 통신산업의 규제를 풀 준비를 하고 있는등 기업간 경쟁과 기술개발을 촉진, 정보고속도로의 개막을 앞당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광통신망을 토대로 한 정보고속도로의 초당 정보유통속도는 기존의 동축회선과는 하늘과 땅차이다. 광통신망을 흐르는 정보의 속도는 초당 1기가비트. 영어 알파벳으로 1억3천4백만자, 한글로는 6천7백만자이다. 1초에 백과사전 한 질 분량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동축회선을 TV방송에 이용할 경우 고작 50개의 채널만 사용할 수 있는데 반해 광통신은 10배나 많은 5백개의 채널을 제공한다. 5백개의 채널에서 쏟아지는 정보는 사회 전분야에 엄청난 변화와 충격을 가져올 게 확실하다.

 인터액티브TV(INTERACTIVE TV:대화형 TV)는 정보고속도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통신망으로 방송국과 가입자를 양방향으로 연결해서 방송은 물론 게임과 홈쇼핑 홈뱅킹 데이터베이스 재택근무까지 가능하게 만든다.특히 방송사의 일방적인 정보를 전달만 받는것이 아니라 컨버터박스나 리모컨을 조작해 방송국으로부터 원하는 프로나 정보를 즉각 전달받는다.

 존 스컬리 전애플컴퓨터 회장은 『대화형TV의 전세계 시장이 긍극적으로는 3조5천억달러에 이를것』이라고 예상했으며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퀘스트사는 개발이 완료되는 순간 미국내에서만 연간 2천1백억∼5천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보고속도로가 깔아놓을 황금방석을 선점하기 위해 미국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있다. 컴퓨터업체들끼리의 기술개발 경쟁은 물론 대기업의 합병 붐이 일고있다.【쿠퍼티노=이기창·진성훈기자】

◎실리콘 밸리 56년의 역사/50년대 방위산업진출로 「첨단기지」 토대/3천여 반도체기업 진출… 종사자 85만명/샌호제이시 중추­기온 등 입지조건 최적

 캘리포니아주에 자리한 실리콘 밸리는 원래 스탠퍼드대가 있는 팔로 알토시로부터 샌호제이에 이르는 샌타클래라 카운티의 7개도시를 일컫는다 (그러나 최근들어 샌 마테이오 카운티와 알라메다 카운티의 일부등을 포함, 4개 카운티와 32개도시로 그 범위를 넓게 잡고 있다).

 샌타클래라 카운티의 7개도시를 합한 실리콘 밸리의 인구는 92년말 현재 1백50여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실리콘 밸리의 중추 도시인 샌호제이시에 52%가 거주하고 있다. 가구당 연평균 수입은 4만5천8백달러로 미국내에서 3번째로 샌프란시스코의 3만8천8백달러 보다는 훨씬 높다. 특히 연수입 5만달러 이상의 가구가 45%에 달해 첨단 산업의 고장임을 알수 있게 해준다.

 취업자 85만명중 3분의 1 가량이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첨단산업 분야 종사자는 18만명에 달한다. 실리콘 밸리에는 모두 3천여개의 반도체 및 컴퓨터, 생명공학 관련 회사가 소재하고 있는데 포천지가 선정한 92년 미국 5백대 기업(매출액 기준)중 휴렛 패커드(팔로 알토 소재·1백63억 4천만달러) 애플(쿠퍼티노·70억9천만달러) 인텔(샌타 클래라·59억2천만 달러)등 17개 기업이 올랐다.

 실리콘 밸리의 역사는 1938년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빌 휴렛과 데이브 패커드가 팔로 알토시 애비뉴가 367번지 차고에서 휴렛 패커드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50∼60년대 미국의 방위산업과 항공산업이 여기에 진출하면서 첨단산업 기지로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2차대전 직후 붐이 일기 시작한 벤처 캐피틀이 이곳의 패기만만한 젊은이들에게 집중되면서 성장을 측면 지원했다. 실리콘 밸리라는 이름은 반도체산업의 여명기에 한 언론인에 의해 붙여졌다. 연중 기온이 한국의 봄날씨처럼 온화한데다 건조해 반도체산업의 입지 조건에 아주 적합하다.  

 70년대초 애플컴퓨터를 시작으로 인텔등 42개의 컴퓨터회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속속 입주하면서 실리콘 밸리는 반도체와 더불어 컴퓨터산업의 중심지가 됐다. 

 두명의 젊은이가 한순간에 세계 컴퓨터업계의 천재로 등장했던 애플신화가 말해주듯 실리콘 밸리는 창조적인 두뇌를 지닌 젊은이들에게는 변함없는 「기회와 약속의 땅」이다.【실리콘 밸리=장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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